도요타 세계화 이끈 오쿠다 히로시 전 사장 별세...향년 93세

입력 2026-08-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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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사장 올라...하이브리드 프리우스 출시로 세계화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전 사장이 2005년 12월 22일(현지시간) 게이단렌 연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도쿄(일본)/로이터연합뉴스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전 사장이 2005년 12월 22일(현지시간) 게이단렌 연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도쿄(일본)/로이터연합뉴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도요타의 세계화를 이끌었던 오쿠다 히로시 전 사장이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오쿠다 사장이 8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도요타 대변인은 오쿠다 전 사장의 사망을 확인하면서 유족들만 참석하는 장례식이 거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32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오쿠다 전 사장은 1955년 히토쓰바시대 졸업 후 도요타자동차판매(현 도요타자동차)에 입사했다. 입사 초기 회계부서에 근무하다 필리핀으로 발령 나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사업부를 총괄했다. 당시 좌천됐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현지에서 게릴라군을 만나기 위해 정글을 횡단하는 등 연체 자금 회수 협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를 계기로 당시 창업가 일원인 도요다 쇼이치로에 눈에 들면서 1982년 이사직에 올랐다. 1995년 8월 창업가 출신인 도요타 다쓰로 사장이 병으로 사임하자 후임 사장이 됐다. 오쿠다의 사장 취임으로 회사는 30년간 이어진 창업가 가문 경영시대를 막을 내리게 됐다.

그가 취임할 당시 회사는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수익은 감소해 침체기에 빠진 상태였다. 그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재임 기간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 적극적으로 공장을 건설하고 해외 생산을 확대했다. 오쿠다 전 사장은 1995년 사장 취임 당시 “도요타가 변하면 일본이 변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하면서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다’는 ‘대기업병’에 걸린 도요타의 기업문화 개혁에 힘썼다. 일각에서는 오쿠다가 비용절감과 해외 확장을 너무 성급하게 진행해 10년 후 회사 품질 이슈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닛케이는 오쿠다 전 사장이 하이브리드(HV)등 친환경 기술 개발과 주주 친화적 경영방침을 내세워 도요타를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으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1998년 말 출시할 예정이던 첫 하이브리드차(HV) ‘프리우스’를 1997년 말 앞당겨 출시하고, 차세대 자동차의 키워드로 ‘환경’을 내세웠다. 블룸버그는 “프리우스 출시는 1997년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으나 이후 열성적인 팬층을 확보했다”면서 “현재 도요타 전 차종에 걸쳐 출시된 HV들은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웃도는 미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의 세계 판매량이 급격히 늘자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때 “오쿠다가 무슨 말을 했느냐”고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미·일 자동차 협의 시 고인을 대상으로 한 도청 문제가 발각된 적도 있었다.

2002년에는 게이단렌과 일본경영자단체연맹(닛케이렌)을 합친 게이단렌의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등과 인맥을 활용해 정책 결정에 깊이 관여했다. 2003년 1월에 발표한 ‘장기 비전’에서 인구 감소를 전망하며, 소비세율 인상과 외국인 노동력 수용을 과감히 제언해 ‘행동형’ 게이단렌 회장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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