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급 ‘최후 카드’ 그린벨트⋯관건은 ‘속도’ [주택공급 승부수의 조건]

입력 2026-08-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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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체 면적 4분의 1…내곡·세곡 등 후보지 거론
환경 훼손·주민 반발에 지자체 협의도 ‘산 넘어 산’
해제부터 입주까지 수년…“단기 집값 안정엔 한계”

정부의 주택 공급 방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가 서울·수도권 대규모 공급을 위한 핵심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관건은 속도다. 그린벨트 해제부터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사업 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에 정책 효과가 달려있다.

10일 관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등을 포함한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강남구 세곡·자곡·수서동, 송파구 방이동 등 과거부터 후보지로 거론돼 온 지역들이 다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경기에서는 하남시 일대와 고양시, 시흥시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정부는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잇달아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이번 공급대책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서울의 고질적인 택지 부족 문제가 있다. 도심 내 대규모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사실상 고갈된 상황에서 그린벨트는 한꺼번에 넓은 택지를 확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다.

서울의 그린벨트 면적은 전체 면적의 약 4분의 1에 달한다.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서울시 개발제한구역 면적은 149.1㎢로,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23.89㎢로 가장 넓다. 이어 강서(18.91㎢), 노원(15.90㎢), 은평(15.21㎢), 강북(11.67㎢), 도봉(10.20㎢) 등의 순이다.

정부는 그린벨트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1·29 공급대책을 통해 공공주택지구 조성을 위해 해제하는 그린벨트 면적을 5년간 한시적으로 ‘해제가능총량’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특례를 마련했고 지난 6월 관련 지침 개정까지 마쳤다. 기존에는 지역별로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총량이 정해져 있어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풀 경우 그만큼 향후 해제할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드는 구조였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그린벨트 제도 자체가 수도권 과밀 억제와 환경·생태 보전을 목적으로 도입된 만큼 대규모 해제에 나설 경우 환경단체와 시민사회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개발 대상지 주민들과의 갈등 역시 사업 속도를 좌우할 변수다.

서울시와의 협의도 관건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만큼 구체적인 대상지와 개발 규모를 놓고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현재처럼 시장의 구조적인 매물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그린벨트 해제만으로 단기간에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며 “단기 대책을 함께 추진하면서 공급 효과를 거두기 위해 서울시 등 이해관계자와 갈등 요소도 속도감 있게 풀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린벨트가 대규모 공급을 위한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라는 데 동감하면서도 주택이 시장에 공급되기까지 상당한 시차는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이나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등도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지만 보상부터 주택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당장의 공급 효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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