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증시 사이드카 발동이 77회로 역대 최다를 경신한 가운데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사이드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지를 두고는 입장이 갈렸다.
11일 증권업계와 학계는 사이드카 발동 급증 배경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특정 대형주 중심의 지수 구조 △부동산 규제에 따른 증시 자금 유입 △레버리지 ETF 확대 등을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사이드카가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이드카는 일시적으로 선물과 현물 시장 간 급격한 움직임을 완화하는 장치일 뿐, 현재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천 자체를 사이드카를 통해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경영학과 A교수도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는 불이 붙은 상태에서 물을 한 번 뿌려주는 일시적 진정 효과일 뿐, 사이드카 자체가 시장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되돌리거나 직접 개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A교수는 제도 자체의 필요성은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럼에도 급락 장세에서 사이드카라는 장치마저 없다면, 레버리지 대출을 써서 주식을 산 젊은 층 등의 투자자들이 한순간에 반대매매를 당하고 프로그램 매매 물량이 쏟아져 낙폭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 제도 이상의 시장 개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사이드카는 증시에서의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최선의 방안'이자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덧붙였다.
반면 사이드카가 지나치게 자주 켜지면서 본래의 경고 기능이 무뎌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사이드카 발동 빈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것은 문제"라며 "시장에 경고를 주는 본래 기능이 무뎌져 일상적인 신호로 치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발동 요건을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이드카의 작동 기준 자체를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현행 제도는 선물 가격 5% 변동 및 1분간 지속시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정지하는 획일적인 가격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라진 증시 구조를 고려할 때 단순 가격 변동만을 기준으로 삼는 방식에서 벗어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가격 변동뿐만 아니라 △현·선물 간 괴리율 △프로그램 순매수·순매도 규모 △주문 집결 속도 등 시장 왜곡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수급 지표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발동 요건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이드카 제도는 자본시장법과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업무규정에 근거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사이드카 제도에 대해 현재 내부적으로 계속 모니터링하고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