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중심…마른 벤처 자금줄에 단비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LP)가 하반기 벤처캐피탈(VC) 출자를 잇달아 재개한다. 기업공개(IPO) 시장 부진으로 벤처투자 회수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장기 성장성이 높은 AI를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찾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2026년 우체국보험 국내 VC 위탁운용사 선정계획’을 공고하고 국내 AI 벤처펀드에 최대 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3곳 안팎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며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AUM)이 3000억원 이상인 운용사만 지원할 수 있다. 운용사별 최소 펀드 결성 규모는 1500억원이다.
투자 대상은 AI에 초점을 맞췄다. 선정 운용사는 우본 출자금의 200% 이상을 AI 인프라와 AI 모델, AI 응용서비스, AI 전환(AIX) 등 AI 밸류체인에 투자해야 한다. 구주나 주식 관련 사채 인수 중심의 세컨더리 투자는 제외한다.
한국교직원공제회도 7일 총 1000억원 규모의 VC 출자사업을 내놨다. 중형과 소형 리그에서 최대 7개 운용사를 선정한다. 중형 리그는 3곳 이내에 각각 최대 200억원을 출자하고 펀드 결성 규모는 최대 3000억원이다. 소형 리그는 최대 4곳에 펀드당 100억원 이내를 배정한다.
다른 기관투자자도 VC 출자를 이어간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3년 만에 국내 VC 블라인드펀드 출자를 재개해 총 1000억원을 5개 운용사에 맡길 계획이다. 군인공제회도 10곳 안팎의 운용사를 대상으로 총 1000억원을 출자한다. 경찰공제회는 3개 운용사에 600억원을 배정했다. 국민연금 역시 6개 운용사를 통해 최대 4000억원을 출자한다.
하반기 LP 출자가 본격화하면 신규 펀드 결성을 거쳐 벤처기업으로 공급되는 자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AI는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분야다. 상장시장에서 시작된 AI 투자 열기가 피지컬 AI와 헬스케어, 신약 개발 등 비상장 성장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사 담당자는 “AI 산업의 성장으로 국내 VC 시장에서도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현재 시장 상황뿐 아니라 투자금을 회수할 6~7년 뒤 산업 구조를 고려해 장기 성장 분야에 대한 익스포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