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35% 줄었는데 세금 압박까지⋯더 빨라지는 '월세화'

입력 2026-08-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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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 거래 1월→6월 35% 감소
실거주 유인 강화에 임대물량 축소 우려
전문가 “월세화→전셋값 상승 반복 가능성”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이투데이DB)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이투데이DB)

정부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면서 전·월세 시장의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거주 중심으로 세제가 개편되면 민간 임대주택 공급이 줄고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을 막기 위해서는 세제 개편과 함께 안정적인 임대주택 공급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5일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정비한다. 다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개편하고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 아파트의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소형주택 임대사업자의 세액감면율도 낮추고 상생임대주택에 대해서는 양도 기한을 추가하는 등 특례 요건을 강화한다.

정부는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민간 전·월세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세 부담 확대가 주택 처분이나 임대사업 축소로 이어지면 가뜩이나 부족한 전세 공급을 추가로 압박할 수 있어서다.

전·월세 시장에서는 이미 전세 거래 감소와 월세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월 1만2374건에서 6월 8045건으로 35% 감소했다. 6월 월세 거래량은 9830건으로 전세보다 1785건 많았다. 3월부터 6월까지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웃도는 흐름도 이어졌다.

전세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보증금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거래금액은 3월 6억709만원에서 4월 6억2242만원, 5월 6억4903만원, 6월 6억6294만원으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3월과 비교하면 9.2% 오른 수준이다.

세제개편으로 실거주에 대한 혜택이 강화되면서 주택 보유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가 매도 대신 실거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임대차 시장에 나오는 주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지 자문위원인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종부세 개편은 거래량보다 보유 방식과 임대시장 구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임대시장에서는 늘어난 보유세 부담이 월세나 반전세 형태로 일부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규 임대주택 공급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사업에 따른 세제상 이점이 줄어들수록 주택을 추가로 매입해 임대시장에 공급하려는 수요가 감소할 수 있어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이번 세제개편은 임대 운영을 지속하도록 유도하기보다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 유인을 강화하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며 “임대사업 관련 세제 혜택이 줄어들면 민간이 공급해 온 전세·반전세·월세 물량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월세 시장 안정의 본질은 세금이 아니라 공급”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의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양질의 아파트와 비아파트 공급을 함께 늘리는 동시에 민간 임대공급을 위축시키지 않는 예측 가능한 세제 체계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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