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세우타 난입한 불법 이민자들, 굶주림·적대감에 되돌아가

입력 2026-08-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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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들 문 닫자 식량 찾아 헤매
일부 남아 유럽행 기다리기도

▲스페인 세우타에 난입했던 불법 이민자들이 1일(현지시간) 모로코로 돌아가고 있다. (세우타(스페인)/AP연합뉴스)
▲스페인 세우타에 난입했던 불법 이민자들이 1일(현지시간) 모로코로 돌아가고 있다. (세우타(스페인)/AP연합뉴스)
모로코 국경을 넘어 북아프리카 스페인 영토 세우타에 난입했던 불법 이민자들이 대거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세우타에 헤엄쳐 오거나 국경 담장을 넘어 몰려든 불법 이민자들 다수가 굶주림과 피로, 현지 주민들의 적대감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귀국길에 오른 사람들은 애초 삼엄한 경비가 없어 국경을 뚫기 쉽다는 SNS 영상과 먼저 떠난 친구들의 메시지에 혹해 세우타에 난입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세우타에 도착한 후 스페인 본토로 넘어갈 방법을 찾지 못하면서 좌절했다고 한다.

모로코 페즈의 빵집에서 일하던 브라힘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세우타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흘 동안 물만 마시면서 버텼고 세우타에선 비싼 식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며 “참치 샌드위치가 100디르함(약 4만 원)이나 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되물었다.

세우타 상가들 중엔 불법 이민자의 난입에 문을 닫은 곳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민자들이 식량과 물을 찾아 헤매야 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모로코 탕헤르 메드 항구에서 일하다 국경을 넘었던 익명의 노동자도 “세우타는 마치 감옥 같았다. 할 일이 하나도 없었고 모든 곳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불법 이민자는 세우타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유럽행을 꿈꾸며 세우타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있다. 수단 출신 모하메드 아흐메드는 4시간을 헤엄쳐 세우타에 도착했다. 그는 “경찰이 이민자 수용소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면서도 “돌아가지 않겠다. 죽더라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주말 사이 모로코에서 약 6만 명이 세우타에 불법 입국했다. SNS에선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세우타에 달려드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불법 이민자가 대거 난입했다는 소식에 유럽 각국은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정부는 스페인을 통해 자국으로 들어올 것을 우려해 스페인과의 해상과 항공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핀란드와 덴마크도 이탈리아 결정을 지지했다.

모로코 국경은 원래 경비가 삼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사태에선 허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스페인에선 이민자 정책과 방위비 부담 등을 놓고 갈등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도해 모로코 국경 경비를 느슨한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나오고 있다.

기예르모 페르난데스-바스케스 마드리드 카를로스 3세 대학 정치학 교수는 “우린 미국이 연루된 대규모 불안정화 공작을 보고 있다”며 “미국은 모로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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