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중기·소상공인 판로 확대…업계 "수익 기반도 필요"

TV홈쇼핑업계가 수익성 악화와 공공성 확대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시장 규모는 3년 새 10% 넘게 쪼그라든 반면 TV 방송으로 100원을 벌어도 73원을 송출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곳간은 갈수록 비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민간 홈쇼핑기업을 상대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판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 기업에 공공적 역할을 요구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0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TV홈쇼핑 7개사의 취급고는 1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과 비교하면 11.2% 줄어든 것이다. 모바일 커머스와 라이브커머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TV 시청 기반 소비가 줄면서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모습이다.
수익성은 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매출은 2조6181억원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하며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기간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73.4%로 0.1%포인트(p) 상승했다. 시청자는 줄어드는데 고정비 부담은 여전해 업계의 경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는 홈쇼핑에 기대하는 역할을 더 확대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5월 '홈쇼핑 상생·활력 제고 방안'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판로 확대 △지역 우수상품 판매 활성화 △데이터홈쇼핑을 활용한 상생 기반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홈쇼핑을 단순한 민간 유통채널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판로를 책임지는 공공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정책 취지엔 공감하지만, 현재와 같은 사업 구조에서는 공공적 역할을 지속하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은 축소되고 수익성은 악화하는데 공공적 기능까지 확대될 경우 투자 여력과 상품 경쟁력 확보에도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사업자가 지속해서 그 임무를 수행하려면 최소한의 수익 기반은 유지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물론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사업 환경 개선을 추진 중이다. 송출수수료 협상 구조 개선과 정부의 조정 기능 강화, 대가검증 협의체 역할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다만 유료방송사업자 역시 송출수수료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만큼 실제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임광기 한국TV홈쇼핑협회장은 "정부와 사업자가 모두 송출수수료 협상 환경을 보다 공정하게 바꾸기 위한 제도 개선에 함께 힘써야 한다"며 "홈쇼핑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라는 공공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