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공단이 고려아연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상향 조정하고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9월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선임 등 지배구조를 둘러싼 핵심 안건이 예정된 만큼,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고려아연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목적에서 일반투자목적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보유목적 변경과 함께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율도 상승했다.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보유 주식 수는 기존 100만1484주(5.00%)에서 114만3916주(5.48%)로 14만2432주(0.48%) 증가했다. 취득에 사용된 자금은 총 4898억원이다.
자본시장법상 연기금 등 전문투자자의 주식 보유 목적은 크게 △경영권 영향 △일반투자 △단순투자로 나뉜다. 단순투자는 의결권 행사 등 주주권 행사의 이행 의사가 없는 가장 소극적인 형태다. 반면, 일반투자는 경영권 참여 목적은 없으나, 임원의 위·해임 등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이사 선임 반대, 배당 제안, 정관 변경 요구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 및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이 9월 예정된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고려아연은 9월 9일 임시 주총을 열고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과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4인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특히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독립이사 후보인 이준봉·심혜섭 후보와 감사위원 후보 박유경 후보 등을 주주제안했으며, 회사 측도 별도 후보를 추천하면서 이사회 구성을 둘러싼 표 대결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 모두 압도적인 지분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5%대 지분은 주요 안건의 가결 여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연금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향후 의결권 자문기관 의견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 여부를 기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본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반투자 전환은 국민연금이 단순 재무적 투자자에서 적극적 주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라며 "9월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이 고려아연 지배구조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