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HBM 호황에 기업가치 상승…가격·조건 재협상 가능성

SK㈜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 자회사 SK실트론 매각 협상이 최종 분수령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지 7개월여 만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날 오후 5시 이사회를 열고 주요 경영 현안을 논의한다. 이사회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두산과 협상을 이어온 SK실트론 매각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SK㈜가 직접 보유한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를 합친 70.6%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29.4%는 SK㈜ 지분 거래가 마무리된 뒤 별도로 협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SK㈜는 지난해 12월 17일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세부 거래 조건을 협의해 왔지만 아직 주식매매계약(SPA)은 체결하지 않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SK실트론의 전체 기업가치를 5조원 안팎으로 보고, SK㈜ 보유 지분 거래 규모가 3조~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협상이 길어지는 사이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개선되면서 양측이 바라보는 적정 가격에도 차이가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를 예정대로 마무리하더라도 가격과 지급 방식 등 조건을 다시 손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날 이사회의 핵심 쟁점은 협상 기간 크게 달라진 반도체 업황과 SK실트론의 전략적 가치가 될 전망이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기초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업으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 업체다. 인공지능(AI)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웨이퍼 공급망의 중요성도 한층 커졌다.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를 통해 반도체 사업의 외형을 단숨에 키울 수 있다. 두산은 두산테스나와 반도체 후공정 기업 엔지온 등을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을 확대해 왔다. SK실트론까지 확보하면 웨이퍼와 전자소재, 테스트로 이어지는 반도체 사업 구조를 갖출 수 있다. 다만 거래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최종 가격과 인수금융을 포함한 자금 조달 방식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사회가 매각을 승인하면 양측은 최종 조건을 확정하고 본계약 체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