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불공정 선임인지 알 수 없었다”
정몽규·이용수, 이민성 음주 뺑소니 전력에 “몰랐다”
쇼츠 틀고 “근데 왜 졌어요?”…아들 병역 질문도
증인·의원 고성까지…핵심 의혹 규명은 뒷전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과 행정 난맥상을 따지기 위해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부적절한 문자와 책임을 비껴가는 답변, 본질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은 질문이 잇따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이용수 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 등을 증인으로 불러 현안 청문회를 열었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먼저 논란이 된 것은 협회 운영에 관한 답변이 아니라 청문위원과 증인이 주고받은 문자였다.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은 정 전 회장에게 “어제 정 선배님한테 연락받았다. 더 잘 배려해 드려야 하는데 송구하다”고 문자를 보냈다. 정 전 회장은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자리 말고 다른 자리에서 인사드리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청문회와 관련한 부탁이나 봐주기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청문위원과 증인 사이에서 ‘배려’가 언급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적인 친분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됐지만, 책임 소재는 좀처럼 분명해지지 않았다. 홍 전 감독은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묻는 말에 “제가 불공정하게 감독이 됐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며 “제안을 받고 수락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정 전 회장도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면 청문회가 열렸겠느냐는 질문에 “안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몰랐다’는 답변은 감독 검증 문제에서도 반복됐다. 이민성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의 2008년 음주 뺑소니 전력에 대해 정 전 회장과 이용수 직무대행은 모두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전·현직 협회 수장도 대표팀 감독의 과거 전력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협회의 인사 검증 체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증인들의 답변이 핵심을 비껴갔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일부 청문위원의 질의도 논란을 키웠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음성이 들리지 않는 유튜브 쇼츠를 근거로 홍 전 감독의 ‘보복성 기용’ 의혹을 제기했다. 김진규 전 대표팀 코치가 영상 내용을 반박하자 최 의원은 “근데 왜 졌어요?”라고 거듭 물었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은 홍 전 감독에게 두 아들의 군 복무 여부를 묻고 기업인과 연예인의 병역 사례를 열거하기도 했다.
질의가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논란은 증인과 의원 사이의 고성으로 이어졌다. 문진희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답변 태도를 지적받자 “목소리는 다운시키시라”고 맞섰고 다른 의원이 항의하자 “거기는 끼지 마시고”라고 말했다가 위원장의 제지를 받았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감독 선임과 인사 검증, 협회장 선거 등을 둘러싼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 그러나 증인들의 “몰랐다”는 답변과 청문위원의 사적 문자, 논란성 질문이 겹치면서 정작 핵심 의혹을 밝히기 위한 논의는 충분히 진전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