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주식 폭락장에 개미 패닉…언제까지 이럴까요? [이슈크래커]

입력 2026-07-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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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저 어떡하죠?

어마어마한 숫자 앞 안타깝게 찍혀있는 ‘-(마이너스)’. 격한 숫자와 아직도 새파란 창에 한숨을 넘어 탄식만 나오는데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주식을 사지 않은 사람이 불안한 시장이었습니다.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자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한다”는 조급함이 번졌는데요. 현물에 이어 신용융자와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개인 자금이 몰렸습니다.

그러나 주식창의 색깔은 빠르게 바뀌었죠. 28일과 29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는데요. 코스피는 28일 10.84% 떨어진 데 이어 29일에도 5.98% 하락한 5663.24로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12.63% 급락한 5262.77까지 밀렸습니다. 이틀 동안 하락률만 16.17%에 달하죠.

30일에도 장중 5.54% 반등해 60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결국 코스피는 1.23% 내린 5593.56, 코스닥은 2.70% 하락한 644.78로 마감하며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는데요.

상승장에서 뒤처질까 두려웠던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는 이제 계좌를 열어보기가 두려운 공포로 돌아왔습니다. 반대로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것을 감수하고 시장 밖에 머문 ‘조모(JOMO·Joy Of Missing Out)’가 재평가되고 있죠. 그렇다면 급락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지금이 정말 바닥일까요?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코스피 9385까지 오르자…“그래도 삼전·SK하닉인데”

올해 코스피 상승을 이끈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HBM과 D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몰리면서 코스피는 지난달 19일 장중 9385.5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5월 말에는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코스피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죠.

조정이 시작된 뒤에도 개인의 매수세는 이어졌습니다. “대장주는 결국 회복한다”는 기대에 개인은 1일부터 14일까지 두 종목을 13조4585억원 어치 순매수했죠. 이미 고점에서 20~30% 떨어졌지만, 매수 규모는 앞선 달 같은 기간과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주가는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는데요. 삼성전자는 고점 37만4500원에서 29일 20만8500원으로 약 44%, SK하이닉스는 298만7000원에서 140만1000원으로 약 53% 떨어졌습니다. 코스피도 지난달 장중 최고점보다 40% 가까이 밀렸죠.

모든 개인투자자가 고점에 매수해 같은 손실을 본 것은 아니지만 하락할수록 개인 매수가 늘면서 급락의 충격도 개인 계좌에 집중됐는데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개인이 지난달 23일 이후 SK하이닉스를 23조2700억원 이상 순매수했으며, 추정 평균 매입가격은 228만원·평가손실률은 31.6%라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기간 개인의 평가손실은 SK하이닉스에서 약 8조3000억원, 삼성전자에서 약 3조5000억원으로 추산됐죠. 다만 계좌별 확정 손실을 합산한 수치가 아니라 수급과 주가를 토대로 산출한 추정치입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 내린 5593.56, 코스닥은 2.70% 내린 644.7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 내린 5593.56, 코스닥은 2.70% 내린 644.7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물타기에 빚까지…주가 떨어지면 강제로 팔린다

현금으로 산 주식은 가격이 떨어져도 버틸 수 있지만, 신용융자는 다른데요. 담보비율이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죠.

지난달 24일 38조6000억원이었던 양대 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이달 27일 32조70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씨티는 연초 이후 쌓인 신용 포지션 가운데 약 65%만 청산된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반대매매로 주가가 더 떨어지면 다른 계좌의 담보비율도 낮아져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죠. 29일 코스피가 장중 저점에서 낙폭을 줄였더라도 신용 물량이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인데요. 신용 잔액이 충분히 감소한 뒤에도 지수가 저점을 지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 내린 5593.56, 코스닥은 2.70% 내린 644.7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 내린 5593.56, 코스닥은 2.70% 내린 644.7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두 배로 벌려다…상장 두 달 만에 3분의 1 토막

손실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인데요. 금융당국은 투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인버스 ETF와 ETN을 허용했습니다.

출시일부터 6월 19일까지 개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약 8조2000억원 순매수했는데요.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단일종목 ETF가 변동성을 키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기계적 리밸런싱이 주가 흐름을 증폭할 수 있다고 지적했죠.

급락 뒤에도 개인은 반등에 베팅했습니다. 28일 관련 레버리지 ETF 14종을 7315억원 어치 사들였지만 본주가 13~15% 떨어지면서 상품 가격은 26~29% 급락했는데요. 29일까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두 종은 이틀간 43% 안팎 떨어졌고, KODEX 상품은 상장 두 달 만에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일간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본주가 출발 가격을 회복해도 손실이 남는데요. 본주가 20% 떨어진 뒤 25% 오르면 원금을 회복하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40% 하락한 뒤 50% 올라도 원금의 90%에 그칩니다. 매일 달라진 가격을 기준으로 수익률이 재계산되기 때문이죠.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56조원 손실 추산…정책 책임론 불붙은 이유

씨티는 28일 기관투자자 대상 시장 논평에서 한국 자산 기반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개인의 손실을 약 56조3000억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은 약 32조원으로 분석했는데요.

정책 책임론은 상품 도입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규제가 강화되면서 불거졌습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했는데요. 31일부터 신규·추가 매수에는 현금 3000만원 이상의 예탁금도 요구되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 16종의 시가총액은 5월 27일 4조4000억원에서 이달 15일 11조9000억원으로 늘었는데요. 이번 급락은 빅테크의 AI 투자 회수 우려와 중국 CXMT의 증설 가능성, 외국인 매도가 겹친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의 기계적 리밸런싱이 낙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됩니다.

급등장에서는 주식을 사지 않은 것만으로도 손해를 본 듯한 불안이 번졌습니다. 포모는 추격 매수를 넘어 신용거래와 두 배 레버리지 투자로 이어졌죠. 급락 이후에는 조급하게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조모가 부각됐는데요. 현금 보유자는 상승 수익을 놓쳤지만, 원금과 재투자 여력을 지켰죠.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 내린 5593.56, 코스닥은 2.70% 내린 644.7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 내린 5593.56, 코스닥은 2.70% 내린 644.7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바닥권 근접” vs “5000선 아래”…전망 더 벌어졌다

코스피 하단을 두고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립니다. 29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8곳을 대상으로 진행된 서울신문의 긴급 설문에서 키움증권은 5600선, 대신증권은 5700~5800선을 지지선으로 제시했죠.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6000선 안팎을 바닥권으로 봤는데요.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완만한 U자형 회복, 한국투자증권은 단기 반등 후 박스권, 대신증권은 비교적 빠른 V자형 반등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코스피가 장중 5262.77까지 떨어지면서 전망치는 더 낮아졌죠. DB증권은 29일 보고서에서 1차 지지선 6000선과 2차 지지선 5500선을 제시했다가 장중 급락 이후 5200선을 사실상 최종 방어선으로 봤습니다. 상상인증권도 29일 코스피 하단을 4800~5000선으로 제시했는데요. 수출 악화나 환율 급등 같은 추가 악재가 없다면 주가수익비율(PER) 5배 수준인 4800선에서 지지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죠.

SK하이닉스에 대한 평가도 크게 갈렸습니다. 30일 보고서를 낸 증권사 12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약 360만원이었는데요.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8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올린 반면 키움증권은 220만원으로 낮췄습니다. 29일 보고서를 낸 BNK투자증권은 185만원에서 148만원으로 내렸죠. HBM4 출하 시점과 장기공급계약의 수익성,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 여부를 다르게 판단한 결과인데요. 다만 목표주가를 낮춘 증권사 대부분도 메모리 업황의 하락 전환을 단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급락 끝났나…빅테크·외국인·신용잔액이 변수

우선 확인해야 할 것은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와 수익성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에서 분기 자본지출 410억달러를 기록하며 투자를 이어갔는데요. 반면 같은 날 실적을 공개한 메타는 AI 인프라 투자 부담으로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줄었죠. 빅테크가 투자 규모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투입한 자금에 걸맞은 수익을 내는지도 반도체주 평가에 영향을 주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는 외국인의 반도체주 매도가 멈추는지 살펴야 하는데요. 외국인은 29일 SK하이닉스를 1조2173억원, 삼성전자를 7268억원 순매도했습니다. 하루 순매수로 전환하는 것보다 두 종목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지고 지수가 직전 저점을 지키는지가 중요하죠.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물량도 남은 변수입니다. 반대매매 이후 신용잔액이 줄고 레버리지 상품으로 들어오던 자금이 진정된 상태에서도 지수가 저점을 지켜야 하는데요. 거래대금과 장중 등락 폭까지 낮아져야 공포성 매도가 잦아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낙폭이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비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다만 대신증권은 30일 코스피가 5000선의 지지력을 시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죠. 바닥을 확인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빅테크의 AI 투자와 반도체 실적 전망이 추가로 낮아지는지,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레버리지 상품의 기계적 매도가 줄어드는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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