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진 IBK투자증권 대표, ‘내부 승진’인데 재직은 14개월뿐…기업은행 부행장 승진 코스되나?[중견증권사 리스크 점검 1-①]

입력 2026-07-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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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진 IBK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진제공=IBK투자증권)
▲최광진 IBK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진제공=IBK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 최광진 대표 취임 직후 경영총괄 자리에 다시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을 선임하면서 모회사 중심의 경영진 인사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대표는 형식상 내부 승진 사례지만 IBK투자증권에서 근무한 기간은 약 14개월에 불과하다. 기업은행 부행장이 IBK투자증권 경영총괄을 거쳐 대표로 이동하는 새로운 승계 경로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이달 10일 권용대 경영총괄(COO) 부사장과 김병훈 생산적금융 총괄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최 대표가 6월30일 대표로 취임하면서 공석이 된 COO 자리를 권 부사장이 이어받았다.

권 부사장은 1991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여신기획부장과 혁신금융부장을 거쳤다. 2022년 혁신금융그룹 부행장, 2023년 여신운영그룹 부행장을 맡으며 기업금융과 여신 심사, 사후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최 대표도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1992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투자금융부장과 서부지역본부장, 기업투자금융(CIB)그룹장 등을 거쳤다. 2025년 4월 IBK투자증권 COO로 이동한 뒤 올해 6월 대표 후보로 추천됐다.

IBK투자증권은 최 대표를 역대 두 번째 내부 승진 대표로 낙점했다. 그러나 금융권 경력 34년 가운데 대부분을 기업은행에서 쌓았고, IBK투자증권 재직 약 14개월 만에 대표 후보가 됐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내부 육성형 승진과는 차이가 있다.

대표 후보 제안 과정에서도 모회사인 기업은행의 영향력이 드러난다. 기업은행이 최 대표를 최고경영자 후보로 제안했고 IBK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이를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형식상 내부 승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업은행 출신 인사가 증권사 경영총괄을 짧게 거쳐 대표로 이동한 구조에 가깝다는 해석이 가능한 배경이다.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 IBK투자증권 COO를 맡는 인사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2015년 이후 기업은행 퇴임 부행장이 IBK투자증권 COO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최 대표는 10년 사이 다섯 번째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 COO였고, 권 부사장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여섯 번째 사례가 된다.

과거에는 기업은행 퇴임 부행장이 IBK투자증권 COO로 이동하는 데 그쳤다면 최 대표 선임을 계기로 COO에서 대표까지 이어지는 단계가 추가됐다. 최 대표의 대표 임기가 1년인 가운데 후임 COO에도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 선임되면서 경영총괄 자리가 대표 후보를 검증하는 자리로 바뀌는지 주목된다.

기업은행 출신 경영진 배치는 모회사와의 협업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핵심 경영진이 특정 인력 풀에 집중되면 IBK투자증권 내부 임직원의 승진 경로가 좁아질 수 있다. IBK투자증권 출신의 상승 기회가 제약되는 셈이다. 회사 전략이 독자적인 수익성보다 모회사의 정책 방향과 계열사 시너지 중심으로 기울게 된다.

대부분 비슷한 양상이지만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도약을 위한 자본확충도 모회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올해 상반기 말 IBK투자증권 자기자본은 1조3770억원이다. 종투사 진입 요건인 3조원까지 1조6230억원이 부족하다.

부족한 자본을 모두 유상증자로 채우고 기업은행이 현재 지분율 87.78%를 유지한다고 보면 기업은행이 부담해야 할 출자액은 약 1조4000억원 수준이다. 기업은행이 2021년 IBK투자증권 유상증자에 투입한 2000억원의 7.1배에 해당한다.

필요한 자본 규모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만큼 증자 시기와 규모는 IBK투자증권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어렵다. 이익 유보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일부를 충당할 수 있지만 1조6000억원이 넘는 격차를 해소하려면 결국 기업은행의 자본 배분 결정이 중요하다.

대표 후보 제안과 COO 선임, 종투사 도약에 필요한 자본까지 모회사 영향력이 미치는 구조다. 최광진 체제가 기업은행과의 관계를 실제 증권사 경쟁력으로 연결할지, 모회사 인사와 자본에 의존하는 구조를 되풀이할지가 향후 평가를 가를 전망이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CEO가 은행에서 선임되는 것은 금융그룸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며 “경영촐괄로 충분한 경험을 쌓았고 적임자라고 판단해 임추위를 통해 주총에서 선임된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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