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처럼 ‘성장성’만으로 시장 선택을 받던 시대는 지났다. 투자자들은 이제 기술적 실체와 지속 가능한 재무 기반을 냉정하게 살핀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 실적과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본지는 상장을 앞둔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실제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주목하는 핵심 리스크를 짚는다.
퇴행성 뇌질환 신약개발사 아델이 기술성평가 재도전에 성공한 데 이어 코스닥 상장 심사에 들어갔다. 사노피와의 대형 기술 이전으로 후보물질의 사업성을 입증하고 상장 전 자본구조도 정비했지만, 단일 계약 이후 성장을 이어갈 후속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델은 지난 21일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 주관한다. 상장 예정 주식은 2165만8465주, 공모 예정 주식은 217만 주다. 지난해 기술성평가에서 BBB·BBB를 받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올해 6월 재평가에서 A·BBB를 확보했다.
두 차례 평가 사이 가장 큰 변화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의 기술이전이었다. 아델은 지난해 12월 사노피에 전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이전했다. 계약금 8000만 달러를 포함한 총계약 규모는 최대 10억4000만달러다. 사노피는 이 물질에 ‘SAR449548’이라는 개발번호를 부여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라이선스 파트너십 목록에도 아델과 해당 후보물질을 기재했다.
기술이전은 실적도 바꿨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621억원, 영업이익은 494억원을 기록했다. 사노피에서 받은 기술료 약 1176억원 가운데 공동개발사 오스코텍과의 배분 비율인 아델 53%·오스코텍 47%에 따라 아델 몫을 수익으로 인식한 결과다. 기술이전수익배분료 60억원 등은 영업비용에 반영됐다.
영업흑자에도 당기순손실은 64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가치 상승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전환권 가치가 커지면서 회계상 부채가 늘었고, 실제 현금 유출 없이 1086억원의 평가손실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세전손익은 489억원 흑자였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130억원 유입을 기록했지만, 미지급금 증가분 678억원 등이 포함돼 이를 모두 반복 가능한 현금창출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말 RCPS 부채는 1433억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808억원이었다. 4·5회차 RCPS는 정해진 시점까지 A·BBB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전환가격이 주당 19만3338원에서 16만1114원으로 조정됐다. 이후 아델은 예심 청구에 앞서 RCPS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해 회계상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에는 490억원 규모 프리IPO도 유치했다. 다만 전환가 하향으로 같은 투자금에 대응하는 보통주 수가 늘어난 만큼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는 주식 희석 효과도 살펴볼 대목이다.
남은 과제는 매출의 지속성이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해외 단일 고객과의 기술이전에서 전액 발생했다. ADEL-Y01의 추가 수익은 임상 진전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달성에 좌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델이 직접 기업가치를 넓히려면 전임상 단계인 항체들의 개발 진전이 필요하다”며 “사노피 계약으로 첫 후보물질의 사업성을 입증해서 다음 승부는 후속 신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