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현' 마주한 영케이⋯'솔직함'은 어떻게 경쟁력이 됐나 [엔터로그]

입력 2026-07-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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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밴드 데이식스(DAY6)의 노래에는 영케이(Young K)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수많은 히트곡의 가사를 쓰며 팀의 감정을 언어로 옮겨온 그인데요. 그런 영케이가 이번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홀로 마이크 앞에 서며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27일 발매한 솔로 정규 2집 '영기스트(YOUNGEST)'에는 총 15곡이 수록됐습니다. 영케이는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해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 자유에 대한 갈망 등 그간 쉽게 드러내지 않았던 감정을 풀어냈는데요. 과거에 써둔 곡 대신 지금의 자신이 느끼고 쓸 수 있는 이야기만 새롭게 담았죠.

흥미로운 건 데이식스가 음원과 공연 시장에서 전성기를 보내는 지금, 영케이가 자신을 향한 질문을 꺼냈다는 점입니다. 팀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능숙하게 써온 영케이는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몰랐던 '강영현'을 마주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앨범은 개인의 탐색을 넘어 그룹 멤버의 솔로 활동이 독립적인 콘텐츠와 시장으로 확장되는 과정과도 맞닿아 있어 눈길을 끕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왜 '정규앨범'인가…15곡으로 꺼낸 '강영현'

영케이는 대중에게 뚜렷한 정체성을 각인한 인물입니다. 데이식스의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 수많은 곡의 가사를 직접 쓰는 아티스트인데요. 무대 밖에서는 라디오와 예능을 종횡무진하며 '케르미온느(영케이+헤르미온느)'라는 애칭까지 얻었습니다. 그가 최근 인터뷰에서 '영케이'를 자신의 '최상의 버전'이라고 표현한 것도 오랜 시간 다듬어온 역할과 맞닿아 있습니다.

반면 '강영현'의 취향과 욕구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는 활동 10여 년간 주어진 목표를 수행하는 데 집중했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는데요. 솔로 정규 2집 '영기스트'도 이 간극에서 출발했습니다. 영케이는 몇 곡을 수록할지, 어떤 곡을 만들지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앨범명부터 들고 회사를 찾아갔지만 '가장 영케이다운 동시에 가장 강영현다운 작품'을 만들겠다는 방향만은 분명했다고 밝혔죠.

작업 방식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거에 만들어둔 곡을 활용하는 대신 데이식스 데뷔 10주년 앨범과 투어를 마친 뒤 4~5개월 동안 모든 곡을 새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 결과물이 15곡으로 채워진 정규앨범입니다.

싱글과 미니 앨범이 선호되는 최근 가요계 흐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분량입니다. 스트리밍 영향으로 음악 소비 속도가 빨라졌고, 긴 준비 기간이 필요한 정규보다는 4~6곡이 담긴 미니 앨범이나 1~2곡 싱글을 짧은 간격으로 발표하는 전략이 K팝 시장에 자리 잡은 지 오래인데요. 그는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낼 수 있을 때 다 내자"고 부연했죠.

앨범에는 실제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부터 캐나다 유학 시절 추억, 군 복무 중 마주한 풍경, 자유를 향한 갈망까지 다양한 경험과 감정이 담겼습니다. 대중이 익히 아는 밝고 성실한 모습뿐 아니라 분노와 부족함처럼 쉽게 드러내지 않았던 면도 음악의 재료로 삼았는데요. 여러 장르를 시도하면서 자신이 팝 음악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아직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장르는 더 다듬어 선보이겠다는 방향도 세웠습니다.

15곡으로 가득 채워진 정규앨범은 영케이의 다채로운 경험과 감정, 음악적 취향을 폭넓게 담아내는 형식이 됐습니다.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현재의 답이 15개 트랙으로 남은 건데요. '영기스트'는 영케이와 강영현을 구성하는 여러 면을 하나의 작품으로 구체화한 결과물로 볼 수 있죠.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진짜 나'도 콘텐츠…솔로앨범이 더 솔직해진 이유

그룹 멤버의 솔로 앨범이 독립적인 작품으로 자리 잡으려면 완전체 활동에서 형성된 인지도에 기대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룹 음악과 구분되는 방향과 서사를 구축해야 후속 앨범과 공연으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데요. 이 과정에선 개인의 취향과 경험이 중요한 차별점으로 활용됩니다.

그룹 활동에서 멤버는 하나의 공동 브랜드를 구성합니다. 각자의 개성도 중요하지만 음악과 이미지, 메시지는 결국 팀의 정체성 안에서 조율되는데요. 여러 멤버가 하나의 콘셉트와 메시지를 소화하고 폭넓은 대중에게 전달해야 하는 만큼 한 사람의 구체적인 기억이나 감정을 전면에 내세우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솔로 앨범에서는 이 제약이 줄어듭니다. 한 사람의 음색과 경험을 중심으로 음악을 설계하고, 그룹을 통해 익숙하게 알려진 이미지 바깥의 모습도 꺼낼 수 있는데요. 단순히 다른 장르의 노래를 부르는 데 그치지 않고 팬들이 알지 못했던 면을 공개하면서 솔로 아티스트로서 독립적인 서사를 쌓는 방식입니다.

데이식스 멤버들의 최근 솔로앨범에서도 이런 공통점이 나타납니다. 영케이는 '가장 영케이다운 동시에 가장 강영현다운 앨범'을 표방했고, 원필은 '필터를 거치지 않은 원필'이라는 의미의 미니 1집 '언필터드(Unpiltered)'를 통해 기존의 다정한 이미지에 가려졌던 내밀한 감정을 꺼냈는데요. 음악적 장르는 달라도 두 앨범 모두 한 사람의 구체적인 내면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진짜 나'가 사생활이나 속내를 가공 없이 공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수많은 경험과 감정 가운데 앨범의 방향에 맞는 이야기를 고르고, 이를 음악과 이미지로 구성하는 창작 방식에 가깝죠. 솔로앨범에서 강조되는 진정성 역시 아무런 정제도 거치지 않은 고백이라기보다 아티스트가 직접 선택하고 설계한 자기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축한 개인의 서사는 앨범 안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작업 배경을 다룬 인터뷰와 비하인드 영상, 가사를 활용한 티징 콘텐츠, 솔로 공연의 멘트와 연출로 이어지면서 활동 전체를 관통하는 기획이 되는데요. 영케이가 이번 앨범의 마케팅 회의에 직접 참여하고 가사를 낭독하는 티징 방식을 제안한 것도 음악과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한 사례입니다.

팬들이 소비하는 대상도 음악에서 제작 과정과 아티스트의 선택 등으로 넓어졌습니다. 어떤 경험에서 곡이 시작됐고, 앨범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아티스트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도 작품의 설득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통하는데요. 개인의 서사는 그룹에서 친숙해진 멤버를 독립적인 음악가로 다시 인식하게 하고, 한 차례의 솔로 컴백을 후속 앨범과 공연으로 연결할 정체성을 구축하는 자원으로도 작용합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나 홀로 이득?…동반 성장 이끄는 솔로 활동

솔로 활동의 산업적 가치는 개인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그룹에서 확보한 팬덤이 솔로 활동의 초기 시장을 만들고, 개인 활동을 통해 새롭게 쌓은 창작 역량과 공연 경험은 다시 완전체의 경쟁력으로 돌아오는데요. 그룹과 개인이 서로의 활동 기반을 넓히는 구조입니다.

솔로 프로젝트는 아티스트 개인에겐 음악적 연구개발의 장으로도 기능합니다. 완전체 앨범보다 비교적 자유롭게 새로운 장르와 제작진, 창작 방식을 시도하고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확보한 음악적 선택지와 제작 경험은 이후 그룹의 앨범과 공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멤버 개인의 성장이 팀 전체의 선택지를 늘리는 셈이죠.

한 사람이 앨범과 공연을 주도하며 얻게 되는 경험도 중요한 자원입니다. 보컬과 연주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작품의 방향과 무대 흐름, 관객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직접 결정하면서 프로젝트 전반을 조율하는 역량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죠.

공연 시장에서도 별도의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영케이는 다음 달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여는 솔로 공연 3회를 모두 매진시켰는데요. 이는 단순한 인기 지표를 넘어 향후 솔로 투어의 공연장 규모와 횟수, 개최 지역을 결정할 수 있는 수요 데이터가 됩니다. 음반이 공연 레퍼토리를 공급하고, 공연이 다시 수록곡과 실물 음반의 소비를 끌어올리는 구조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소속사에도 멤버별 활동은 아티스트 파이프라인을 넓히는 기회입니다. 완전체 활동 사이 솔로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배치하면 콘텐츠 공백을 줄이고, 음반과 공연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을 연중으로 넓힐 수 있는데요. 올해 원필에 이어 영케이의 솔로앨범이 차례로 나온 것처럼 한 그룹의 멤버들이 서로 다른 음악과 공연을 선보이며 팬들과의 접점을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다만 솔로와 완전체의 음악적·사업적 역할이 분명하지 않으면 기존 팬덤의 소비를 분산하는 데 그칠 수 있습니다. 개인 일정이 많아질수록 팀 활동을 조율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는데요. 솔로 프로젝트를 단순히 활동 횟수를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보다, 완전체 활동과 구분되는 음악과 공연을 갖춘 독립적인 프로젝트로 설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초기 시장 반응은 뚜렷합니다. '영기스트'는 발매 당일 한터차트 실시간 앨범 차트 1위에 올랐고, 타이틀곡 '셧 더 도어(Shut The Door)'는 벅스 실시간 차트 정상과 멜론 '톱 100' 7위를 기록했는데요. 15곡 모두 멜론 '톱 100'에 진입하면서 고른 인기를 끄는 모습인데요. 향후 이어질 솔로 투어와 예능 나들이 등을 감안하면 영케이의 솔로 아티스트로서 지식재산권(IP) 가치는 한층 견고해질 전망입니다. 그룹의 영향력을 개인의 음악과 공연 시장으로 확장하고, 그 성과를 다시 완전체의 경쟁력으로 연결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만으로도 '영기스트'를 주목할 이유는 충분해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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