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아이폰도 참전…듀오와 폴드 '폴더블폰의 역사' [이슈크래커]

입력 2026-09-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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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네, 그렇게 됐습니다. 결국, 그도 접었죠.

애플은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습니다. 접었을 때는 5.4인치 스마트폰이지만 책처럼 펼치면 7.6인치 화면이 나타나는 제품인데요. 가격은 256GB 모델 기준 1999달러부터 시작하며 10월 23일 출시될 예정입니다

첫 갤럭시 폴드가 등장한 지 7년 만입니다. 화면이 깨지고 경첩 사이로 먼지가 들어가 출시까지 미뤄졌던 폴더블폰은 이제 애플도 외면할 수 없는 시장이 됐는데요.

세계 최초 제품은 삼성이 아니었지만, 한때 무모한 실험처럼 보였던 폴더블폰을 매년 출시하며 하나의 제품군으로 키운 곳은 삼성이었습니다. 그 길에 화웨이와 모토로라, 샤오미와 오포, 비보와 아너, 구글이 차례로 뛰어들었고 마침내 애플까지 도착했죠.

먼저 접은 것은 로욜, 시장에 길을 낸 것은 삼성

삼성전자는 2011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공개한 뒤 약 8년 동안 화면 소재와 경첩, 사용자환경을 개발했는데요. 그 결과물인 갤럭시 폴드는 2019년 2월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초 상용 폴더블폰 기록은 중국 로욜이 가져갔는데요. 로욜은 2018년 10월 31일 7.8인치 화면을 바깥으로 접는 ‘플렉스파이’를 공개했죠.

플렉스파이는 두꺼운 본체와 투박한 경첩, 미완성된 소프트웨어로 혹평받으며 시장을 넓히지는 못했는데요. 접히는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먼저 보여준 것은 로욜이었지만, 폴더블폰을 세계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알리고 시장의 길을 연 주인공은 이듬해 등장한 삼성 갤럭시 폴드였습니다.

▲갤럭시 폴드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갤럭시 폴드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20만 번 접는다던 화면, 며칠 만에 고장

삼성전자는 2019년 2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는데요. 접으면 4.6인치 스마트폰, 펼치면 최대 3개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7.3인치 태블릿이 되는 제품이었죠. 가격은 당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두 배에 가까운 1980달러였습니다.

삼성전자는 20만 회 반복해서 여닫는 시험을 통과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나 4월 미국 출시를 앞두고 언론과 유튜버에게 제공한 제품 일부가 며칠 만에 고장 났습니다. 화면 보호층을 필름으로 착각해 떼어내거나 경첩 틈으로 이물질이 들어가면서 화면이 꺼지고 깜빡이는 문제가 발생한 거죠.

삼성전자는 결국 4월 23일 출시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이후 보호층을 테두리 아래까지 연장하고 경첩의 노출 부위와 본체 사이 틈을 보강했는데요. 보완된 갤럭시 폴드는 약 5개월 뒤인 2019년 9월 6일 한국에서 처음 출시됐죠. 첫 제품부터 대형 악재를 만났지만, 삼성은 폴더블폰을 접지 않았습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의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열린 애플 특별 행사에서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가 공개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애플의 최신 제품과 기술이 소개됐다. (EPA/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의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열린 애플 특별 행사에서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가 공개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애플의 최신 제품과 기술이 소개됐다. (EPA/연합뉴스)

크게 펼칠까, 작게 접을까

초기 폴더블폰 시장에서는 화면을 어느 방향으로, 무엇을 위해 접을 것인지부터 답이 엇갈렸는데요.

화웨이는 2019년 2월 24일 화면을 바깥으로 접는 ‘메이트 X’를 공개했습니다. 하나의 8인치 화면을 접힌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디스플레이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는 약점이 있었죠. 출시도 애초 6월에서 미뤄져 같은 해 11월 15일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모토로라는 2019년 11월 13일 과거 인기 피처폰을 되살린 폴더블 ‘레이저’를 공개했는데요. 작은 스마트폰을 태블릿처럼 펼치는 대신, 일반 스마트폰을 절반으로 접어 휴대성을 높인 제품이었죠.

삼성전자도 2020년 2월 11일 ‘갤럭시 Z 플립’을 공개하며 이 흐름에 합류했습니다. 이후 폴더블폰은 큰 화면과 멀티태스킹을 앞세운 폴드형, 휴대성과 디자인을 강조한 플립형으로 나뉘었는데요. 삼성은 두 제품군을 함께 출시하며 양쪽 시장을 모두 공략했습니다.

▲2024년 9월 10일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플래그십 매장에서 시민들이 유리 진열장에 전시된 신형 두 번 접는 스마트폰 ‘메이트 XT’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4년 9월 10일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플래그십 매장에서 시민들이 유리 진열장에 전시된 신형 두 번 접는 스마트폰 ‘메이트 XT’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삼성 혼자 접던 시장에 경쟁자들이 몰렸다

삼성전자는 첫 제품의 실패에도 매년 폴더블폰을 내놨는데요. 2020년 갤럭시 Z 폴드2에 이어 2021년 폴드3와 플립3를 출시하며 화면과 경첩, 두께와 무게를 꾸준히 개선했죠.

2021년 8월 11일 공개된 폴드3와 플립3는 폴더블폰 최초로 IPX8 방수를 지원했고요. 폴드3에는 S펜이 적용됐고, 플립3는 미국 가격을 999.99달러로 낮추며 폴더블폰의 진입 장벽을 끌어내렸습니다.

삼성이 시장을 다지는 사이 샤오미와 오포, 비보, 아너 등 중국 업체들도 잇달아 뛰어들었는데요. 구글도 2023년 5월 10일 가로로 넓은 형태의 ‘픽셀 폴드’를 공개하며 경쟁에 합류했죠.

후발주자들은 더 얇은 본체와 빈틈없이 접히는 경첩, 큰 배터리를 앞세워 삼성을 압박했습니다. 삼성의 꾸준한 도전이 경쟁자를 불러들였고, 늘어난 경쟁자는 다시 삼성의 제품 개선을 재촉한 셈인데요.

삼성의 점유율은 2022년 81%에서 2023년 63%로 낮아졌죠. 2026년에는 삼성이 약 40%, 화웨이가 약 30%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시장은 삼성의 독주 체제에서 여러 제조사가 맞붙는 경쟁 구도로 바뀌었습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한 번 접고, 두 번 접고…형태도 다양해졌다

폴드형과 플립형이 주류로 자리 잡는 동안 더 큰 화면을 구현하려는 실험도 이어졌습니다.

화웨이는 2024년 9월 10일 세계 최초의 상용 두 번 접는 스마트폰 ‘메이트 XT’를 공개했는데요. 접으면 6.4인치, 모두 펼치면 10.2인치가 되는 제품으로 가격은 19999위안부터 시작됐죠.

삼성전자도 2025년 12월 2일 두 경첩을 펼치면 10인치 화면이 나타나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공개했는데요. 다만 두 번 접는 제품은 기존 폴드형을 대체할 다음 단계라기보다, 무게와 가격을 감수하고 더 큰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또 하나의 선택지였습니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플립8 (출처=삼성전자 모바일 프레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플립8 (출처=삼성전자 모바일 프레스)

애플보다 두 달 먼저…삼성이 꺼낸 ‘여권형 폴드’

삼성전자가 2026년에 내놓은 답은 더 많이 접는 제품만이 아니었는데요. 기존 폴드의 길쭉한 형태를 그대로 발전시킨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함께, 높이를 줄이고 가로를 넓힌 새로운 ‘갤럭시 Z 폴드8’을 별도 모델로 선보였죠.

삼성전자는 2026년 7월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 Z 폴드8을 공개했습니다. 접었을 때는 5.5인치 외부 화면, 펼쳤을 때는 7.6인치 내부 화면을 사용하는 제품인데요. 내부 화면 비율을 4대 3으로 넓혀 영상과 전자책, 웹페이지를 보기 편하게 만들었죠. 무게도 201g으로 역대 갤럭시 Z 폴드 가운데 가장 가벼웠습니다.

접었을 때 여권과 비슷한 모양이어서 ‘여권형’ 또는 ‘와이드형’ 폴더블로 불린 갤럭시 Z 폴드8은 출시 초기부터 예상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죠. 국내에서 진행된 갤럭시 Z8 시리즈 사전판매 가운데 약 70%가 폴드8에 몰렸고, 폴드8·폴드8 울트라·플립8을 합친 사전판매량은 144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유럽에서도 폴드8과 폴드8 울트라의 사전판매량이 전작보다 70% 증가했고, 전체 예약자의 40% 이상이 새 여권형 폴드8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리고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애플이 비슷한 크기와 비율의 아이폰 듀오를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든 거죠.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애플의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 행사에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이날 행사는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후 처음 진행한 신제품 발표 행사다. (AFP/북미게티이미지/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애플의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 행사에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이날 행사는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후 처음 진행한 신제품 발표 행사다. (AFP/북미게티이미지/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애플의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 행사에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이날 행사는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후 처음 진행한 신제품 발표 행사다. (AFP/북미게티이미지/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애플의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 행사에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이날 행사는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후 처음 진행한 신제품 발표 행사다. (AFP/북미게티이미지/연합뉴스)

삼성의 여권형 이어 애플도 아이폰 접었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는 접으면 5.4인치, 펼치면 7.6인치가 되는데요. 먼저 출시된 갤럭시 Z 폴드8과 크기와 화면 비율이 비슷하며, 펼친 화면에는 앱 두 개를 나란히 띄울 수 있습니다. 애플펜슬도 지원하죠. 색상은 밝은 ‘스타 화이트’와 짙은 파란색의 ‘나이트 스카이’ 두 가지입니다. 저장 용량은 256GB·512GB·1TB·2TB로 구성됐으며 10월 23일 출시됩니다.

미국 가격은 용량에 따라 1999달러부터 3199달러까지인데요. 국내 출고가는 256GB 329만원, 512GB 359만원, 1TB 419만원, 2TB 509만원으로 책정됐죠.

아이폰 듀오는 새로운 형태를 개척한 제품이라기보다, 삼성이 7년 동안 키워온 폴더블 시장에 애플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요 .삼성의 오랜 실험으로 문을 연 폴더블 경쟁, 이제 애플의 참전과 함께 본게임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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