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비만치료제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공략해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첫 국산 비만치료제는 올해 10월 국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인영 한미약품 부사장(미래성장부문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2026 과학기자대회에 참석해 ‘비만치료제 신약 개발의 방향성은?’ 발표를 통해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국산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의 강점과 전략을 밝혔다.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 시장에 남아있는 ‘빈틈’을 공략 중이다. 체중감량 효과, 근육량 감소, 비용과 제형 등 개선이 필요한 문제가 여전하다는 것이 회사의 분석이다. 최 부사장은 “릴리의 CEO조차도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절반 가량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더 강력한 비만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라며 비만치료제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강조했다.
그는 “비만 환자는 단순히 체질량지수(BMI)로 정의되고 있지만, 실제 환자들을 보면 신장 기능, 지방간, 골밀도, 심혈관계 문제 등 다양한 니즈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부사장은 “지방이 감소하면서 근손실이 따르는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한데, 대부분 항체 기반의 물질이라서 피하주사로 개발하기 위한 기술적 장벽이 높고 가격도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대외적으로 공개된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4개와 다수의 비공개 파이프라인을 연구 중이다. 첫 국산 비만치료제 신약으로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다. 이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와 같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물질로, 한미약품이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신청했다.
최 부사장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올해 10월에 가장 빠르게 여러분이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위고비와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면서도 위장관계 부작용은 위고비, 마운자로 대비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제약사들 제품과 달리,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의 또 다른 파이프라인 HM15275는 위절제수술과 동일한 수준인 체중 25% 이상 감량효과를 입증한 물질로 미국에서 비만 및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2상을 진행 중이다. 지속형 GLP-1(LA-GLP), 위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3중 작용제로 효과를 높이고 위장관 부작용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부사장은 “릴리의 파이프라인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와 유사한 기전으로, 위고비나 젭바운드 대비 훨씬 강력한 체중 감량 효력을 지니는 것은 물론 체중 감량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근손실을 최소화하는 차세대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한미약품은 GLP-1 등의 인크레틴 비만치료제와의 병용 가능한 HM17321의 1상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 물질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발굴했으며, 시중 치료제와 같은 GLP-1이 아닌, 코르티코트로핀 방출 인자 2(CRF2) 수용체를 표적해 지방량 감소와 근육량 증가를 유도하는 신약을 목표로 한다. 최 부사장은 “76%가량 지방 감소와 동시에 근육량은 오히려 8%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영장류 실험에서 확인한 바 있다”라며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는 약물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월 1회 투여, 경구형, 패치형 등 편의성 개선 위한 약물전달기술도 다수 연구 중이다. 비만치료제 상업화는 해외 기업보다 늦었지만, 비만 및 대사질환 분야 연구 역량은 글로벌 제약사와 견줄만큼 내실있다는 것이 최 부사장의 설명이다.
최 부사장은 “한미약품이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위고비보다 빨리 개발했음에도 기술수출을 했다가 반환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어서 이제야 시장에 내놓는다”라며 “기술력과 특허의 양적, 질적 측면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대등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비록 자금력이 없어서 글로벌 임상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가진만큼 게임 체인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