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사용후배터리법 시행…이력관리·재생원료 인증제 도입

전기차 배터리 교체 주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향후 5년 내 국내에서 배출되는 사용 후 배터리가 연간 1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 후 배터리를 국가 전략 자원으로 관리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는 등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드라이브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시장 개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배터리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배출된 사용 후 배터리는 8321개로 집계됐다. 전기차 보급 속도와 약 7~8년 수준의 배터리 사용 연한 등을 감안하면 2030년에는 연간 10만7500개의 사용 후 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 후 배터리를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성능이 일정 수준 이상 남은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재사용, 부품 교체 등을 통해 성능을 복원하는 재제조, 배터리를 분해해 리튬·니켈·코발트 등 유가금속을 추출하고 배터리 원료로 다시 투입하는 재활용 등이다.
사용 후 배터리는 순환경제 측면뿐 아니라 특정국의 의존도가 높은 핵심 광물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도시광산’으로도 꼽힌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와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광물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사용 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한 관리체계와 투명한 거래 구조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정부는 2024년 7월 업계 건의안을 담은 ‘사용후 배터리 산업육성을 위한 법·제도·인프라 구축방안’을 발표했고, 올해 5월 ‘사용후 배터리의 관리 및 산업육성에 관한 법률(사용후배터리법)’이 공포됐다. 사용후배터리법은 내년 5월 27일부터 시행된다.
사용후배터리법에는 △배터리 탈거 전 성능평가 및 유통 전후 안전검사 체계 마련 △배터리 전주기 이력·거래시스템 구축 △재생원료 함유율 목표제 △재생원료 생산·사용 인증제 도입 등이 담겼다. 여러 법률과 부처에 흩어져 있던 관리체계를 통합해 사용 후 배터리의 회수부터 평가·거래·재사용·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관리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해외 주요국은 한발 앞서 사용 후 배터리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산업 육성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내년 2월부터 디지털 배터리 여권 제도를 도입해 생산·관리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2031년부터 재활용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한다. 미국은 배터리 재활용 시설 구축 등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중국도 국가 차원에서 사용후 배터리 관리 규정을 강화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탄소 감축 요구가 커지고 있고, 핵심 광물 확보의 중요성도 높아지는 만큼 사용 후 배터리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세부 논의를 거쳐 국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