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집권여당이 져야할 숙의의 무게

입력 2026-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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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화의 결과를 100% 장담할 수 없는 것은 사람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그저 예상할 뿐이다. 저마다의 배경이나 시각을 바탕으로. 그리고 정치는 이런 변화의 정점 중 하나에 있다. 정치가 시도하는 변화는 사회와 국가, 나아가 그 안의 수많은 구성원의 삶을 뒤흔들 만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그렇기에 정당이 만들어내는 집단지성은 중요하며 집권여당이라면 그 의미는 훨씬 커진다. 집권여당이 총의를 모아 확정한 당론은 곧장 정부와의 논의로 이어져 정책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숙의는 절차적 타당성을 지키기 위해서만 거치는 지점이 아니게 된다. 당 안팎으로 열심히 고민해야 우리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집단지성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완 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 내외에서 제대로 숙의가 되고 있는지를 두고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보완 수사권 폐지에 대해 “충분한 숙의”를 약속한 당 지도부는 열흘도 되지 않아 폐지 당론을 정했다. 당내의 사회적 약자 피해 우려를 반영해 법안을 가다듬기는 했지만 그 결과물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시선만 있지는 않다.

쟁점은 실효성이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나 장윤기 사건은 검찰 보완 수사를 통해 범행 실체가 드러난 대표적 사례다. 1차 수사 결과에 대한 검증이 핵심이라는 뜻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검찰개혁 대전제인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향한 공감대가 일찍이 조성된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세밀한 법안 설계 요구가 터져 나오는 이면에는 경찰 수사 결과를 다시 짚어볼 통로가 좁아지는 데 대한 불안감이 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제범죄로 눈을 돌리면 우려는 더 깊어진다. 본지가 대검찰청 ‘범죄자 처분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기 등 경제범죄의 경찰 수사 기간이 길어지는 흐름이 포착됐다. 검찰 보완 수사 요구를 받은 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 비율도 보험사기가 폭행·절도의 43배에 육박했다. 경찰이 복잡한 경제범죄를 부실하게 수사하거나 ‘혐의없음’으로 조기 종결할 여지를 남기지 않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당내뿐 아니라 당정 간 숙의가 이뤄졌는지를 둔 의구심도 제기된다. 최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 정 장관은 건강상 이유를 들었지만 보완 수사권 폐지 당론 이후 전해진 사의에 ‘폐지 신중론’을 폈던 그가 불만 표시를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10월 새 형사사법 체계 출범을 함께 준비해야 할 관계부처 수장의 공백은 긴밀한 당정 협력과 시스템 정착에 대한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회 안정성을 유지해야 할 형사사법체계에 틈이 생기면 그 부작용은 국민이 감당하게 된다. 검찰 권력 오남용을 방지하고 수사기관 간 견제·균형 원리를 작동하겠다는 민주당 명분은 일리가 있다. 다만 이런 변화는 어디까지나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든다는 결과가 전제돼야 유의미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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