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 윤경호, 인터뷰 중 끝내 눈물⋯"말 많은 게 콤플렉스였는데" [인터뷰]

입력 2026-07-28 07: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배우 윤경호. (사진제공=눈컴퍼니)
▲배우 윤경호. (사진제공=눈컴퍼니)

"성공에 오래 취해 있고 싶지 않았습니다."

'김부장'을 통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든 배우 윤경호가 드라마 종영 소감을 전했다.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북한 공작원 출신이라는 정체를 숨긴 채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김부장이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다시 과거와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윤경호는 극 중 거침없는 입담과 압도적인 전투력을 지닌 전직 해병대 출신 '박진철' 역을 맡아 김부장(소지섭 분), 성한수(최대훈 분)와 함께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2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경호는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회부터 배우로서의 고민, 동료들과의 추억, 앞으로의 목표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부장'이 최고 시청률 23%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지만, 윤경호는 종영 다음 날 일부러 휴대전화를 멀리했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축하 연락보다 처가 식구들과 삼계탕을 먹으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쪽을 택했다.

"어제까지의 기쁨과 감사는 제가 혼자 만든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든 기적 같은 시간이었죠. 그 결과에 도취해 스스로를 기름지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다시 0을 찾아가자, 다시 제로베이스로 돌아가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는 아직도 쉽게 작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웃었다. 종영 전까지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했다고도 털어놨다.

(사진제공=SBS '김부장')
(사진제공=SBS '김부장')

'김부장'의 흥행은 배우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윤경호는 "소지섭 선배도 원래는 작품을 보며 '잘될 것 같다'는 감이 있는 편인데, 이번 작품만큼은 정말 모르겠다고 하셨다"며 "요즘은 유행도, 트렌드도 너무 빨리 바뀌니까 더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김부장'의 성공에 자신의 몫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부터 쳤다.

"전혀 아니에요. 새로운 작품은 항상 새로운 사람들과 같은 선에서 출발해요. 모두가 함께 만든 결과물인데 그 안에 제가 있었던 게 행운이었죠."

이번 작품은 윤경호에게도 예상치 못한 변화를 안겼다.

그는 "말이 많은 성격을 오랫동안 콤플렉스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그 모습이 오히려 호감이 될 수 있다는 걸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봉인이 해제된 기분이었어요.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게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느꼈죠."

시청자들이 자신을 호감적으로 생각해주는 것도 큰 힘이 됐다.

"'호감'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표현인지 느꼈어요. 동시에 많은 분이 요즘 외롭고 심심한 시간을 보내고 계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사진제공=SBS '김부장')
(사진제공=SBS '김부장')

윤경호는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2017년 개봉한 영화 '군함도' 이후 다시 만난 소지섭에 대해서는 "조용하지만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안 보이는 곳에서도 동료들을 배려하고 힘든 티를 안 내는 사람이에요.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함께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가까이에서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최대훈과는 이미 가족끼리 왕래할 정도로 오랜 인연이었다.

"최대훈 배우의 아내분과 함께 연기한 적이 있고, 아이들도 또래라 집에도 자주 놀러 왔어요."

세 사람의 자연스러운 호흡은 현장 분위기에서도 이어졌다.

"감독님이 '이 캐릭터라면 어떻게 말할 것 같냐'고 질문을 던지고 바로 빠지세요. 그러면 배우들끼리 즉흥 상황극이 시작되는데, 서로 친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작업이었죠."

그는 평소 말수가 적은 소지섭에게 일부러 장난을 많이 쳤다고도 했다.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기도 한 것 같은데 형이 너무 잘 받아주셨어요."

(사진제공=SBS '김부장')
(사진제공=SBS '김부장')

원작 팬들이 많은 작품인 만큼 부담도 적지 않았다.

윤경호는 "'박진철'은 이미 강렬한 이미지가 있는 캐릭터였다"며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청사진 안에서 제 방식의 해답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중학생 조카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삼촌, 박진철이 어떤 사람인 줄 알아요?'라고 묻더라고요. 순간 할 말이 없어졌어요. 그만큼 원작 속 박진철이 강렬한 인물이라는 걸 새삼 느꼈죠."

액션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예전에 함께했던 무술감독님께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박진철은 싸우면서도 말이 많은 캐릭터라 여유를 잃지 않는 액션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특히 소지섭과의 액션 신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형에게 주먹을 휘두르는데 마음이 뜨거워졌어요. 잘 맞아주려고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우는 모습에서 '김부장'과 소지섭의 모습이 겹쳐 보였어요."

(사진제공=눈컴퍼니)
(사진제공=눈컴퍼니)

아직 시즌2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다시 만나기를 바랐다.

"박진철, 김부장, 성한수 셋의 케미가 너무 좋았어요. 이 세계관을 여기서 끝내기엔 너무 아쉽죠."

소지섭과도 "우리 잘돼서 시즌2 가자"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고 했다. 다만 감독은 "시즌2를 한다면 세 캐릭터를 다 바꿀 수도 있다"며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고 농담을 건넸다고 전했다.

극 중 자연스럽게 녹아든 PPL도 화제가 됐다.

윤경호는 "PPL은 작품에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이왕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면 가장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윤경호는 인터뷰 중 자신을 돌아봤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윤경호를 어떤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됐느냐'는 릴스를 새벽에 봤는데 눈물이 왈칵 났다"고 털어놨다.

"'도깨비', '완벽한 타인', '중증외상센터', 그리고 '김부장'까지 인생 캐릭터를 한 번 경신하기도 어려운데 또 한 번 경신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료 최대훈과는 매일 "감사하자", "조심하자"는 말을 기도처럼 나눈다고 했다. 소지섭 역시 늘 "조심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상식에 대해서는 "베스트커플상 후보로 생각해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며 "수상 욕심보다 배우로 오래 연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사진제공=눈컴퍼니)
(사진제공=눈컴퍼니)

앞으로의 목표는 단 하나다.

"장르도, 역할도, 매체도 상관없어요. 스스로 발목 잡히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본을 읽었을 때 가슴이 뛰고, 그 안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무조건 하고 싶습니다."

이미지가 고착화될 것 같아 두려웠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팬들의 한마디가 생각을 바꿨다.

"'연기를 잘해왔기 때문에 예능 이미지도 사랑받는 것'이라는 팬분들의 편지를 읽었는데, 마음에 후시딘을 발라주는 느낌이었어요."

윤경호는 이제 수다스럽고 익살스러운 모습 역시 자신의 무기라고 믿는다.

"'수다스러운 사람'이라는 이미지 안에서도 얼마든지 무서운 인물도, 슬픈 인물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잔상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연기가 앞으로 제 숙제입니다."

차기작도 쉼 없이 이어진다. 영화 '타짜' 특별출연을 비롯해 '고딩형사', 넷플릭스 '크로스2', 디즈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인터뷰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현장에 함께한 취재진은 물론 회사 관계자들까지 윤경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유쾌한 에피소드가 이어질 때마다 현장 곳곳에서는 웃음이 터졌고, 배우 생활을 돌아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순간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작품 속 박진철과는 또 다른, 배우이자 한 사람으로서의 윤경호를 엿볼 수 있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한달새 1100조 증발한 삼전·하이닉스…9500억달러 AI동맹, 피크아웃 공포 흔드나
  • ‘슈퍼위크’ 첫날 6700선 사수한 코스피…널뛴 대형주, 7000선 회복 시험대
  • 수십 년 키워도 가업상속공제 '0원'⋯ 소형사 승계 ‘막막’ [오너 저축은행의 덫]
  • 제13호 태풍 '돌핀', 예상 경로는?
  • AI 과잉 투자론에⋯애플, 엔비디아 누르고 시총 1위 탈환 [마켓핫]
  • 서울 전셋값 7억 넘었다⋯보증기관 공적 대출 ‘그림의 떡’
  • 한·브라질, 우주·에너지·첨단산업 등 7건 협력문서 체결⋯"전략적 협력 폭 확대"
  • '김부장' 윤경호, 인터뷰 중 끝내 눈물⋯"말 많은 게 콤플렉스였는데" [인터뷰]
  • 오늘의 상승종목

  • 07.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219,000
    • -1.96%
    • 이더리움
    • 2,768,000
    • -2.43%
    • 비트코인 캐시
    • 309,800
    • -1.74%
    • 리플
    • 1,560
    • -3.58%
    • 솔라나
    • 108,200
    • -2.96%
    • 에이다
    • 226
    • -6.22%
    • 트론
    • 477
    • -1.45%
    • 스텔라루멘
    • 252
    • -5.26%
    • 비트코인에스브이
    • 19,210
    • -2.39%
    • 체인링크
    • 12,310
    • -3.75%
    • 샌드박스
    • 63.34
    • -5.3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