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D램 굴기’ CXMT, 데뷔 첫날 최고 535% 폭등…단숨에 中 시총 1위 [종합]

입력 2026-07-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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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행 이어 중국 2위 IPO
“생산능력, 마이크론에 근접
기술력은 3년 뒤처져”
‘삼성·SK·마이크론 3강’ 흔들 변수 될지 주목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D램 굴기’를 이끄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장과 동시에 중국 자본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다. 27일 상하이증시에 입성한 CXMT 주가는 장중 공모가 대비 최고 535% 폭등했고, 시가총액은 기존 1위 중국공상은행(ICBC)을 단숨에 넘어섰다. 중국 정부가 추진해온 반도체 자립에 증시 자금까지 대거 몰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D램 강자에 대한 추격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CNBCㆍ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자립의 첨병으로 평가되는 CXMT는 이날 커촹반(과창판·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주 전용 시장) 데뷔 첫날 49.50위안의 시초가를 기록했다. 입성과 동시에 공모가 대비 472%, 즉 5.72배 뛴 것이다.

이 시초가 기준으로 CXMT 시총은 약 3조3000억위안(약 4870억달러)으로 평가된다. 직전 1위였던 중국공상은행(ICBC) 시총 2조7500억위안을 추월하며 왕좌에 오른 것이다.

주가는 한때 상승폭을 줄여 38위안대로 내려오며 시총 1위를 잠시 내주기도 했지만 이내 1위로 올라섰다. 오전 장중에는 최고 상승률이 535%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오전장 마감에서는 531% 오른 54.65위안으로 집계됐다. 오전장 마감 기준 시총은 약 3조6550억위안을 기록했다.

CXMT는 상장에 앞서 진행된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가 8.66위안에 신주 66억8800만주를 발행, 579억2000만위안(약 12조5000억원ㆍ86억달러)을 조달했다. 이는 전체 주식의 10%이며 시총은 5792억위안(약 125조1000억원)에 해당한다. 여기에 초과 배정 옵션을 포함하면 신주 발행 규모는 최대 76억9000만주, 공모 규모는 총 666억1000만위안에 이를 수 있다.

CXMT의 이번 IPO 조달 규모는 올해 들어 아시아 증시 최대 규모이며 2020년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 중신궈지(SMIC)의 75억달러를 넘어서 역대 중국 반도체 기업 가운데에서도 최대다. 2010년 중국농업은행의 100억 달러 규모 상장 이후 중국 본토 증시에서 2번째로 큰 규모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대표 반도체 기업인 CXMT는 글로벌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D램 수요 급증을 발판으로 성장하고 있다. D램은 데이터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AI 서버와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1분기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8%)·SK하이닉스(29%)·마이크론(22%)ㆍCXMT(8%) 등 순이다. CXMT는 지난해 1분기 3%와 비교하면 1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AI 이미지 편집)
▲(AI 이미지 편집)

특히 CXMT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분야에서 해외 공급업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 정부의 핵심 카드로 평가받고 있다.

2016년 주이밍 회장이 설립한 CXMT는 투자 설명서를 통해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메모리 웨이퍼 양산과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주로 투입해 기술력과 핵심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장은 이달 초 애플이 중국 내 판매되는 기기에 탑재하기 위해 CXMT의 D램을 시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뤄졌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CXMT가 2023~2028년 5년 동안 월 38만8000장 규모의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D램 업계 전체 생산능력에서 중국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약 18%에서 2028년 약 2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엠에스 팡 애널리스트는 16일 “CXMT의 월간 생산 능력은 연말까지 30만 장을 넘어서며 마이크론에 가까운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기술력에서는 한미의 강자들과 차이가 있다. 반도체는 회로를 더욱 미세하게 만들수록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메모리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경쟁력을 평가할 때는 생산능력뿐 아니라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메모리 용량을 나타내는 ‘비트 생산량(bit output)’이 중요한 지표다.

CXMT는 최첨단 업체보다 2~3세대 뒤처진 제조 기술을 채택하고 있어 비트 생산량에서도 주요 업체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팡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ㆍ마이크론 등 3사는 ‘1c’라고 불리는 최신 공정으로 D램을 생산하고 있는 반면 CXMT는 ‘1a’ 공정에서 최신 공정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있다”면서 “기술적으로는 2세대, 시간으로는 약 3년 뒤떨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CXMT 27일 오전장 마감. (마켓워치)
▲CXMT 27일 오전장 마감. (마켓워치)

앞으로 CXMT가 미세공정 기술에서도 미국과 한국의 주요 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핵심 변수는 첨단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 여부가 꼽힌다. 이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한다. 하지만 ASML의 EUV 노광장비는 대중국 수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해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제조장비의 국산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EUV 장비 확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기술 추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CXMT 엔지니어들이 과거 유럽 D램 업체였던 키몬다 출신으로, 설계와 양산 노하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오브젝티브애널리시스의 짐 핸디 수석 애널리스트는 “CXMT 엔지니어들이 실제로 칩을 설계하고 양산 단계까지 이전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CXMT가 앞으로 국산 제조장비를 활용해 미세공정 기술 격차를 좁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I 투자 확대를 배경으로 전 세계 D램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약 6배 상승하며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왔다. 그러나 앞으로 CXMT가 생산 규모를 더욱 확대해 D램 가격 하락을 유발하거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힐 경우 기존 강자들의 수익성과 시장 지배력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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