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흔들리는 공급망…KIEP "생산기지 재편이 韓 성장 좌우"

입력 2026-07-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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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국내 일자리·수출 늘리는 '윈윈' 효과 확인
미국·인도·베트남 중심 공급망 재편…AI·반도체 경쟁력 강화 시급

▲한국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을 위한 정책과제 연구 인포그래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을 위한 정책과제 연구 인포그래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중 전략경쟁과 보호무역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도 기존 중국 중심 생산체제를 미국과 인도,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 생산기지 이전을 단순한 '탈한국'이 아니라 국내 수출과 고용을 늘리는 전략으로 활용해야 향후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2일 '한국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을 위한 정책과제 연구'에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앞으로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미·중 전략경쟁과 각국의 자국우선 산업정책 확산 속에서 한국 기업의 생산·투자 전략을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해외직접투자가 국내 산업을 약화시킨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기업의 국내 매출과 고용을 모두 늘리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2006~2023년 기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외직접투자는 기업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국내 고용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해외 생산거점 확대가 중간재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도 확인됐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바이오 등 주력 산업이 해외 생산거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경우 국내에서는 연구개발(R&D), 핵심부품 생산, 첨단 제조 기능이 강화되고 수출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공급망 재편에 뒤처질 경우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투자 유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중국에서 미국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6%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구축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가장 큰 위협으로는 미국의 고관세 정책과 중국 의존도를 꼽았다. 반면 중국 견제에 따른 새로운 시장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는 주요 기회요인으로 평가됐다. 해외 생산거점 확대가 필요한 국가로는 미국이 가장 많이 선택됐으며 베트남과 인도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의 공급망 전략도 국가별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과는 첨단산업 공급망과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은 기존 생산기지의 고부가가치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또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 등 글로벌 사우스를 미래 생산거점으로 육성해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정책도 이에 맞춰 개편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산업정책 측면에서는 연구개발 인력과 AI 팩토리 구축을 지원하고, 통상정책에서는 북미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해외진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생산거점 국가를 대상으로 한 산업 공적개발원조(ODA)와 현지 인재 양성도 공급망 경쟁력 확보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구경현 무역통상안보실 무역투자정책팀장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편은 단순히 생산기지를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수출 경쟁력과 제조업 생태계, 양질의 일자리까지 좌우하는 국가 전략"이라며 "미국과 중국, 글로벌 사우스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공급망 구축이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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