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 활용에 정확성·책임성·접근성 원칙 제시
국제 포럼·유산 회복력 지원 등 후속사업 12건 추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 정부가 주도한 ‘세계유산에 관한 부산 선언(Busan Declaration on World Heritage, 이하 ‘부산 선언’)’을 채택했다. 선언에는 세계유산을 위협하는 무력분쟁과 기후변화, 재난, 개발 압력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이 담겼다. 협력 체계 확대와 포용적 해석, 현장 역량 강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연계, 디지털 기술의 책임 있는 활용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20일 국가유산청과 외교부에 따르면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본회의 첫날 회의에서 ‘부산 선언’을 컨센서스로 채택했다.
선언 초안 작성에는 의장국인 대한민국을 비롯한 21개 세계유산위원국과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ICCROM, ICOMOS, IUCN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국내 전문가 공청회 및 국제전문가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5월에는 서울에서 국제전문가 회의를 열었고, 이후 위원국 간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
선언은 세계유산협약의 전략목표인 신뢰성, 보존, 역량 강화, 소통, 공동체에 ‘협력(Collaboration)’을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협력을 여섯 번째 전략목표로 제시하되 기존 목표를 연결하고 뒷받침하는 공통 원칙으로 활용한다는 취지다. 국경과 행정 체계, 기관, 학문 분야를 아우르는 협업과 위기 대응 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세계유산을 해석하고 알리는 과정에는 전문성과 근거, 공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역 공동체와 Indigenous Peoples, 지식 보유자 등 관련 주체가 참여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현장관리자와 관리기관의 역량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관광, 방문객 관리, 유산 보존을 지원할 실무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는 방향도 담겼다.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생물다양성, 공동체의 생활 방식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도 명시됐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재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과 위험 기반 계획, 적응 정책을 함께 추진하도록 권고했다. 세계유산 보호 정책과 환경·기후·지속가능발전 전략의 연계 필요성도 제기했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에 관한 책임 원칙도 다뤄졌다. 디지털 기술을 유산 조사와 기록, 해석, 보존, 전승에 활용할 때 정확성과 맥락, 포용성, 공평한 접근을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통 지식과 Indigenous knowledge에 관한 공동체의 권익, 유산 데이터의 보안과 장기 보존 문제도 고려 대상으로 제시됐다.
국가유산청은 선언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12건의 후속사업을 추진한다. 부산시와 함께 정례 국제 포럼을 마련하고 유네스코 등과 월경유산 보존관리, 태평양 SIDS의 지속가능관광과 재해 대응, 남아시아 유적지 관리, 아프리카의 세계유산 등재 역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생성형 AI 기반 문화유산 기술 개발과 유산해석 국제기준 수립, 세계유산 관리자 교육도 사업 목록에 포함됐다.
국가유산청과 외교부는 선언이 세계유산협약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계기가 되도록 관련 사업과 국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