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거점국립대 함께 육성해야…특별법으로 제도화 필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일부 거점국립대 경쟁 육성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당초 목표였던 대학서열 완화 취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특별법을 제정해 정책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의봄·사교육걱정없는세상·좋은교사운동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 '이재명 정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점검 토론회'를 열고 정부 정책의 추진 방향과 보완 과제를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추진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발제에 나선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정부 정책이 원안보다 축소돼 추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단순한 지역대학 지원사업이 아니라 대학서열 완화와 지역균형발전, 지방소멸 대응을 동시에 추진하는 국가 전략"이라며 "일부 거점국립대를 선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10개 거점국립대를 함께 육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거점국립대가 교육·연구 역량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대학연합체제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 시스템처럼 공동 브랜드와 연구·교육 자원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정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서울대 10개 만들기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현재 정부가 발표한 연구중심대학 육성과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은 정책 추진의 출발점이라는 평가와 함께 대학체제 개혁이라는 본래 목표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경아 민주연구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재정 여건과 정책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면 일부 선도대학 중심의 추진은 현실적인 선택"이라면서도 "대학체제 개혁과 대학서열 완화라는 원안의 문제의식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장은 "현재 정부 정책은 기존 거점국립대 육성사업과 큰 차별성이 부족하다"며 "서울대가 가진 상징자본을 10개 거점국립대가 공유하는 대학연합체제를 구축해 대학서열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하 한국교육개발원(KEDI) 고등교육연구실장은 대학연합법인 설립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사회적 합의와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특별법에 명확히 규정하고, 거점국립대 육성과 함께 대학입시 제도 등 대학서열을 형성하는 구조에 대한 후속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단순한 거점국립대 지원사업이 아니라 대학서열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학체제 개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였다. 또한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과 안정적인 국가 재정지원, 대학연합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제시됐다.
이번 토론회는 교육의봄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이 공동으로 마련한 연속 토론회의 첫 순서로, 오는 22일에는 교육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 방안을 중심으로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는 2차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