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 파문 속 결정 배경 주목
2034년까지 남은 재산 전액 기부 계획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버핏은 올해 약 60억달러(약 8조9300억원)에 이르는 버크셔 주식(B주) 1200만주를 사별한 첫 부인인 수전 톰슨 버핏의 이름을 딴 재단과 자녀들인 하워드·수지·피터가 각각 이끄는 3개 재단 등 가족과 관련된 4개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버핏은 성명을 통해 “인간의 죽음은 예측할 수 없지만 내가 보유한 남은 주식은 어떤 방식으로든 2034년 12월 31일까지 이들 4개 재단에 모두 기부될 것”이라며 “목표는 세 자녀가 각각 운영하는 3 개 재단에 대한 지원금을 매년 늘리고 수전 톰슨 버핏 재단에 대한 연간 지원금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버핏이 그동안 거액을 기부해온 게이츠재단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버핏이 게이츠재단을 연례 기부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2006년부터 버크셔 주식을 기부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기부 규모는 작년 여름과 비슷한 수준이나 게이츠재단이 대상에서 빠짐에 따라 가족 재단에 배정된 기부액이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앞서 2024년 버핏은 자신이 사망한 이후에는 게이츠재단에 대한 기부를 중단하고 남은 재산은 세 자녀가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는 그 계획을 앞당기는 조치다.
게이츠재단은 4월 로펌을 선임해 재단과 성범죄자 엡스타인(2019년 사망)과의 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직원들에게 알린 바 있다. 게이츠와 엡스타인 사이의 친분은 올해 초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수사 기록,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에 포함된 두 사람 간 서신 교환, 행사 사진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버핏과 게이츠는 과거 매우 가까운 친구였다. 두 사람은 자주 대화를 나눴고, 온라인으로 브리지 게임을 즐겼으며, 함께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 게이츠는 오랫동안 버크셔의 이사회 멤버였고 버핏 역시 게이츠재단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한편 버핏은 1월 60년간 맡아온 버크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현재도 이사회 의장과 최대주주로 남아 있다. 현재 버크셔 CEO는 그레그 아벨이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