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리스크’ 뉴노멀…국제유가, 6년 만의 최대폭 상승

입력 2026-07-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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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9.6%↑…코로나19 이후 최대폭 급등
월가 ‘NACHO’ 투자전략 부상…봉쇄 장기화 베팅
연준 긴축 우려 확대
금값, 금리인상 불안에 3% 급락

▲브렌트유 최근 3개월간 가격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현지시간 기준. 13일 종가 83.30. (출처 마켓워치)
▲브렌트유 최근 3개월간 가격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현지시간 기준. 13일 종가 83.30. (출처 마켓워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해상봉쇄 재개 선언과 중동 무력 충돌 격화로 국제유가가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호르무즈 리스크’가 일시적 변수가 아닌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9.6% 급등한 배럴당 83.30달러에 마감했다. 일일 상승 폭은 코로나19 봉쇄로 폭락 이후 반등세를 보이던 2020년 5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9.4% 뛴 배럴당 78.14달러에 마감해 올해 들어 네 번째로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전의 정상적인 통항 체제로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의 레이첼 지엠바 선임 연구원은 “중동과 호르무즈 해협이 예전처럼 돌아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며 “오히려 이번 사태는 다른 해결책에 최대한 빠르게 투자해야 한다는 필요성만 더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는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규 송유관과 우회 수출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신규 송유관 구축과 기존 송유관 확장이 마무리되면 내년 말까지 전쟁 전 걸프만 석유 수출량 4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운송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업이 가속하면 2028년 말까지는 역내 석유 수출량 75%가 가능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월가에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를 전제로 한 이른바 ‘NACHO(Not a Chance Hormuz Opens·호르무즈가 열린 가능성은 없다)’가 투자 전략으로 재부상했다. NACHO 투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고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가속 같은 경제적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상황에서 극소량의 석유만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극단적인 상황에 베팅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에너지 관련주의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 투자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뉴욕의 한 행사에서 “이번 주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가 다시 높게 나온다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단기적으로 긴축적 통화정책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올해 물가상승률은 상승했다”며 “현재 근원 물가상승률의 높은 속도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의 발언 후 금융시장에서 이달 금리 인상 확률은 50%까지 올랐다. 반면 금값은 금리 인상 불안에 3%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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