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그 이후…K조선, 태국·필리핀·그리스·사우디로 전선 이동

입력 2026-07-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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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필리핀·그리스·사우디가 새 격전지로 부상
HD현대重은 페루·필리핀, 한화오션은 태국·중동·유럽 수주전에 무게
함정 단품 수출 넘어 조선소 현대화·MRO·공동건조 패키지 경쟁 본격화

▲HD현대중공업과 그리스 스카라망가스 조선소(Skaramangas Shipyards)가 지난 6월 그리스 해군 및 해안경비대 함정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과 그리스 스카라망가스 조선소(Skaramangas Shipyards)가 지난 6월 그리스 해군 및 해안경비대 함정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국내 양대 조선사가 빠르게 전열을 정비하고 다음 글로벌 특수선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공동 전선을 구축했던 ‘원팀’ 체제에서 벗어나, 이제는 각사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강점을 앞세운 진검승부가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은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최종 수주 실패 이후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후속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국가적 방산 수출을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잡았던 양사는 이번 사업을 기점으로 다시 치열한 경쟁 구도로 회귀할 전망이다. 그간 두 회사는 캐나다 수주전에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 왔으나, 향후 전개될 수상함 및 잠수함 수출 시장에서는 각자도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강점을 가진 특화 분야가 다른 만큼, 타깃 시장에 따라 차별화된 수주 전략을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주목되는 시장은 태국이다. 태국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입찰은 지난 4월 마감했고, 6개 업체가 참여했다. 태국 해군이 전력 증강을 위해 4000t(톤)급 차세대 호위함 1척을 약 175억 바트(약 8000억원)에 도입하는 사업이다. 한국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그리고 튀르키예에서도 2곳이 참여했다. 태국 정부는 사업 제안서 검토를 마치고, 이르면 이달 말 입찰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잠수함과 필리핀 호위함 후속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페루 잠수함은 기본설계가 거의 마무리 단계로, 페루 신정부 출범 이후 예산과 사업 방향이 확정되면 건조계약으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필리핀에서는 이미 호위함·초계함·원해경비함 등 총 12척을 수주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후속 호위함 최소 2척 수주를 노리고 있다.

중동과 유럽도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사우디는 잠수함 4~6척과 호위함 5척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잠수함 4척 도입을 검토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2026에서 현지 최대 조선소인 스카라망가스 조선소와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지 조선소 현대화와 자국 운항 선박 건조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유럽 방산 재건 흐름과 맞물려 한국 조선사들이 현지 협력, 기술이전, 공동건조 등을 패키지로 제안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모로코 카사블랑카 조선소 운영권 입찰도 진행 중이다. 중국 업체와 경쟁하고 있으며, 성사될 경우 아프리카와 유럽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당장 대형 특수선 사업이 많지 않아 엔지니어링과 건조 역량에 여유가 생긴 만큼, 이를 해외 수출 프로젝트 고도화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특수선 수출도 함정 단품보다 조선소 현대화, 기술협력, MRO를 결합한 방식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사실 이제 큰 사업이 많지 않다”며 “오히려 엔지니어든 연간 건조 능력(캐파)든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이럴 때 수출을 더 고도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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