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다시 충돌하면서 중소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월 말 중동전쟁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원유 수급 불안과 환율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은 이란의 서부와 중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고, 이란 역시 걸프 지역 내 미국과 안보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들을 잇달아 타격하며 보복 공격에 나섰다. 미국과 이란 무력충돌이 격화하면서 종전합의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사실상 백지화 위기에 놓였다.
중기부에 따르면 2월 중동전쟁 이후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접수 건수는 6월26일 누적 962건, 7월 3일 누적 980건, 10일 누적 997건으로 매주 16~18건 가량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피해 사례가 100여건 넘게 증가했던 중동전쟁 초기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감소세다.
그러나 원부자재 및 물류비 상승, 주문 보류, 대금 미지급, 계약취소·보류 등 중동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원부자재 수급은 전쟁 초기 대비 비교적 안정화됐지만 고환율 및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5월 15~31일 원부자재 수급 중소기업 4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동 관련 중소기업 원부자재 수급 애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급 지연으로 재고 확보가 더뎌지면서 현재 보유 중인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1개월 미만’이라고 답한 기업은 36%를 넘었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동발 공급망 충격 속에 대기업 공급사의 가격 인상과 공급 제한으로 중소기업들은 생산 차질과 자금난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는 대기업 원료사·대리점의 가격 결정과 공급상황을 점검하고, 원료사에 대한 지원이 중소기업 공급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에선 화장품과 함께 중소기업 수출 효자 상품으로 꼽혀온 자동차 수출(14억7000만달러)도 6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고, 중동전쟁 이후 이라크 바이어의 발주 중단으로 현지 수출이 70% 이상 감소하거나 현지 바이어의 대금 결제가 지연돼 운전자금 회전이 약화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 이후 현지 출장이 취소되거나 중동 바이어의 방한 일정이 틀어지면서 수출 계약이 전면 연기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날 중동전쟁으로 국가 유가는 4%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6분(한국시간) 기준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4.26%(3.24달러) 오른 배럴당 79.2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재충돌로 인한 원유 수급 대란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원자재 가격·환율·물류비 등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재확대로 인한 경영난은 한층 더 가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