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리들샷만?⋯요즘 다이소 '이것' 사러 간다는데 [솔드아웃]

입력 2026-07-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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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다이소에 또 뭐 나왔대?"

다이소, 젊은 세대에겐 외출 시 필수로 방문하는 코스가 됐습니다. 청소용품이나 건전지를 사러 방문하던 다이소는 이미 옛날의 이야기인데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제품을 찾아 매장을 몇 군데씩 돌아다니기도 하고요. 살 게 없더라도 매장이 보이면 일단 구경하고 탐색하는 쇼핑 공간이 됐습니다.

한때는 화장품 '리들샷'이 다이소 붐을 상징했지만, 이제 품절 대란의 주인공은 뷰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화제가 되는 상품군은 계속 넓어지고 있는데요. 저렴한 가격과 발 빠른 트렌드 반영 속도, 품절과 재입고를 둘러싼 입소문이 맞물리면서 다이소는 생활용품점을 넘어 뚜렷한 쇼핑 목적지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죠.

그렇다면 사람들은 요즘 다이소에서 대체 무엇을 찾아 헤매는 걸까요. 리들샷 이후 달라진 다이소의 인기 공식을 들여다 봤습니다.

▲(출처=다이소몰 캡처)
▲(출처=다이소몰 캡처)

리들샷→바다포도…다이소 신상에 줄 선다

다이소의 달라진 위상은 올해 상반기 결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다이소가 최근 공개한 '2026 다이소몰 상반기 리포트'를 보면,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신상품과 재입고 소식을 적극적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올해 상반기 다이소몰에서 신상품 알림을 신청한 횟수는 누적 96만2396회에 달했습니다. 신상품을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신상클럽' 신청자도 46만9577명을 기록했습니다.

상품을 향한 반응도 한층 뜨거워졌습니다. 올해 상반기 다이소몰에 등록된 리뷰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0% 증가했는데요. 제품을 직접 사용한 후기를 공유하고 다른 소비자의 추천을 참고해 구매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다이소 신상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화제의 중심에 올랐습니다.

특히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다포도 스킨팩'은 재입고 요청이 가장 많았습니다. 올해 상반기 다이소몰에서 무려 318만6901회 이상 검색됐다고 합니다. HEAD 스포츠 러닝 조끼와 폼타입 매직클리너가 그 다음으로 재입고 요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품절과 재입고 대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죠.

뷰티의 존재감은 여전한 모습입니다. '상반기 신상 베스트'에는 본셉 레티놀 더블브이핏 겔 마스크가 5만 장 이상 팔려나가면서 1위에 올랐습니다. '신상 1000원템 톱 3'에는 VT 리들샷 비 클리어 소프트 바디패드와 줌 바이 정샘물 프렙 스킨 패드가 포함됐죠.

후기를 가장 많이 끌어낸 상품의 면면도 다양합니다. '리뷰 인증템 톱 3'에는 줌 바이 정샘물 메이크업 픽서와 동화 부채표 편안활, 휴대용 저소음 블루투스 키보드가 이름을 올렸는데요. 어떤 신상품이 나왔는지 확인하고, 품절되기 전에 확보하고, 놓쳤다면 재입고를 기다리는 일까지 하나의 소비 과정이 된 모습입니다. 리들샷이 본격적으로 문을 연 '다이소 오픈런'은 이제 바다포도 스킨팩과 러닝 조끼, 키보드까지 주인공을 바꿔가며 계속되고 있죠.

▲(출처=다이소몰 캡처)
▲(출처=다이소몰 캡처)

뷰티만 강세? 5000원으로 낮춘 진입장벽

다이소의 인기를 뷰티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패션과 스포츠, 캐릭터 굿즈, 건강 관련 상품까지 '5000원 이하'의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낯선 제품이나 새로운 취미를 큰 부담 없이 시험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 셈입니다.

이 가격 구조는 단순한 '저가'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화장품은 피부에 맞을지, 스포츠용품은 실제로 자주 사용할지, 캐릭터 굿즈는 오래 소장할지 구매 전에는 확신하기 어렵죠. 일반 매장에서라면 가격 때문에 망설일 법한 상품도 다이소에서는 "일단 한번 써보자"는 선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실패해도 손해가 크지 않다는 심리가 구매 장벽을 낮추는 겁니다.

특히 패션과 스포츠 상품의 확장이 눈에 띕니다. 최근 다이소 매장에서는 티셔츠와 바지, 바람막이, 모자, 샌들 등 의류와 잡화를 한데 모아 판매하고 있는데요. 여러 제품을 함께 골라도 SPA 브랜드의 단일 상품 가격보다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상반기 재입고 요청 상위권에 HEAD 스포츠 러닝 조끼가 이름을 올린 것도 다이소의 소비 영역이 생활용품을 넘어섰다는 점을 보여주죠.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은 다이소 특유의 유통 구조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다이소는 상품을 대량으로 직매입하고 500원부터 5000원 사이로 가격대를 단순화해 운영합니다. 판매 가격이 정해져 있는 만큼 제조사도 용량과 포장, 상품 구성을 해당 가격에 맞춰 새로 설계하는데요. 기존 제품을 그대로 싸게 파는 게 아니라 다이소 전용 상품이나 별도 라인을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소비자에게는 가격을 일일이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가장 비싼 상품도 5000원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여러 매장을 검색하거나 최저가를 따지는 수고가 줄어들죠. 낮은 가격에 따른 심리적 부담 완화와 '다이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이라는 희소성이 맞물리면서 장바구니에 하나둘 제품을 더 담게 됩니다.

다이소가 낮춘 건 가격만이 아닙니다. 화장품과 패션, 스포츠, 굿즈, 건강용품을 처음 구매할 때 느끼는 심리적인 문턱까지 함께 낮춘 건데요. 뷰티에서 확인한 성공 공식을 다른 상품군으로 확장하면서 다이소는 새로운 제품과 취향을 가장 먼저 시험해보는 입문 매장으로 자리 잡게 됐죠.

▲(출처=다이소몰 캡처)
▲(출처=다이소몰 캡처)

다이소, 어디까지 커지는 거예요?

다이소의 성장은 유통업계의 자리 배치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최근 문을 연 대형 매장 상당수는 마트나 복합쇼핑몰 안에 들어섰는데요. 방문객을 불러들이는 '앵커 테넌트'로 통하는 모습입니다. 마트는 다이소를 통해 신규 고객과 체류 시간을 확보하고, 다이소는 넓은 영업 면적과 주차장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죠.

입점사에서도 다이소 붐이 체감됩니다. 화장품·스포츠·캐릭터 브랜드에 이어 기존 약국이나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제품을 팔던 제약사들도 다이소 전용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기업은 전국적인 매장망과 균일가 구조를 통해 젊은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다이소는 익숙한 기업 이름을 앞세워 새로운 카테고리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이소에서 단백질 쉐이크가 출시됐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죠. 베러핏 고단백 저당쉐이크 5종은 다이소몰 출시 직후 판매 물량이 모두 소진됐습니다.

캐릭터 IP 협업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다이소는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손잡고 '토이 스토리 5' 관련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여행용 공병과 샤워볼, 건조기 양모 볼 같은 생활용품부터 파우치와 아크릴 키링, 모니터 거치 폴리 장식(히퍼)까지 상품군도 다양합니다. 가격은 대부분 1000~2000원대로, 정식 협업 굿즈는 비싸다는 인식도 낮췄죠.

팝업스토어나 온라인몰에서 키링과 파우치가 수만원대에 판매되는 것과 달리, 다이소는 공식 IP를 활용한 상품들을 5000원 이하로 선보입니다. 팬덤 소비에 관심은 있지만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에게 다이소는 '입문용 굿즈숍' 역할도 할 수 있는데요. 전시용 상품뿐 아니라 욕실화와 휴지통, 제습제처럼 매일 사용하는 생활용품에 캐릭터를 입힌 점도 특징입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10일 오후 4시 기준 다이소몰에서는 약 50개의 '토이스토리 2차 굿즈'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일시 품절을 기록 중입니다. 기존 팬덤에는 부담 없이 수집할 수 있는 굿즈로, 다이소 고객에게는 익숙한 생활용품에 캐릭터를 더한 '뜻밖의 아이템'으로 통하면서입니다.

이에 요즘의 다이소는 단순한 저가 생활용품숍이 아닙니다. 브랜드와 기업에는 새로운 유통 채널이 되고, 대형마트에는 고객을 끌어오는 집객 시설이 되며, 캐릭터 IP에는 팬덤의 문턱을 낮추는 판매처로 통하는 모습인데요. 생활용품점이던 다이소가 이제는 화장품과 패션, 건강용품, 굿즈까지 한데 모은 '입문 플랫폼'으로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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