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닻 올릴 주얼리협회 ‘상생체제’ 강화를

입력 2026-07-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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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 축구계가 마주한 현실은 우리에게 무거운 화두를 던졌다. 역대 최고 수준의 해외파 스타 플레이어를 갖추고도 결국 월드컵 32강 진출이 좌절되는 참담한 파국을 맞았다. 잔혹사의 근본 원인은 경기장 내부가 아닌, 시스템을 총괄해야 할 축구협회 거버넌스의 전반적인 기능 상실에 있다. 아무리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가 많아도, 조직을 뒷받침하는 거버넌스와 연대의 시스템이 무너지면 한순간에 모래성처럼 주저앉는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스위스 시계, 공방연대로 日 도전 극복

산업 생태계 역시 개별 기업의 외형적 성장이나 몇몇 대기업의 독주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번영을 담보하기 어렵다. 1970년대 ‘스위스 시계 산업의 쿼츠 쇼크(Quartz Shock) 극복 신화’는 산업에서도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당시 일본의 거대 기술 자본이 초저가·고정밀 전자식 시계를 무차별 보급하며 전 세계 공급망을 공습했을 때, 스위스의 내로라하는 영세 부품 공방과 장인들은 아무런 통합 창구 없이 각자도생하다가 시장 점유율이 15%까지 급락하는 파국을 맞이했다.

이를 구원한 것은 개별 공방들의 이해관계를 과감히 하나로 묶어 출범한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라는 강력한 집단지성 거버넌스였다. 파편화된 공방들이 동상이몽을 끝내고 통합 협회라는 단일 창구 아래 연대하자 놀라운 성공 요소들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협회는 부품 표준화와 스마트 공급망을 구축해 영세 공방의 원가를 혁신적으로 절감했고, 정부와 협력해 가짜 제품을 차단하는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 품질 보증 제도를 법제화했다. 글로벌 리브랜딩을 주도해 오늘날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고부가가치 명품 산업을 완성했다.

과거 무자료 거래와 탈세, 가짜 석유 유통으로 심각한 불신에 직면했던 ‘국내 석유 및 에너지 유통 산업’ 역시, 기본법 제정과 함께 출범한 석유유통협회의 강력한 거버넌스를 통해 지하시장을 100% 양성화하고, 산업 전체를 투명한 시장으로 탈바꿈시킨 바 있다.

이러한 성공 공식은 대전환기를 맞이한 국내 귀금속·주얼리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업계는 최근 기본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21개 유관 단체가 이견 없이 합의 연대하는 훌륭한 결속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여전히 유통 물량의 60~70%가 음성 지하시장에 머물러 있고, 글로벌 제련 거인들의 장내 진입 압박 등 거대한 파고가 눈앞에 닥쳤다.

韓, ‘통합 거버넌스’ 구축해 산업 키워야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새롭게 닻을 올릴 주얼리 통합 협회에 상생과 연대의 거버넌스 위에서 작동할 ‘3대 성공 원칙’을 제안한다. 첫째, 자율적 문제 해결 능력을 극대화할 전문가 중심의 싱크탱크 구축이다. 통합 협회는 현장의 돌발적 리스크와 제도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대학, 연구기관, 공익단체 등 최고 전문가들이 포진한 ‘독립적 싱크탱크’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상호 신뢰에 기반한 유기적 소통 창구의 단일화이다. 종로라는 좁은 안방 시장에서 대형 기업과 영세 상인 간의 불신이나 파벌 싸움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통합 협회는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 소상공인이 동등한 파트너로 참여하는 소통 거버넌스를 완비하고, 150조원 규모의 글로벌 주얼리 시장을 향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셋째, 위기 상황을 기회로 바꿀 베테랑들의 책임감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업계를 선도하는 대형 브랜드와 오랜 시간 헌신해 온 단체장들은 위기 상황에서 숨지 말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사적인 이익이나 눈앞의 안위 대신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솔선수범하고, 소상공인들이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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