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총 1위 키옥시아도 11% 폭락

아시아증시가 7일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에도 AI 관련 종목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경계심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5.02포인트(-4.91%) 내린 7656.31로 장을 마쳤다. 특히 코스피는 장중 8% 급락해 일시적으로 매매가 중단(서킷브레이커 발동)되기도 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80.73포인트(-2.1%) 내린 6만8256.96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47.85포인트(-1.18%) 떨어진 3993.38에 종료, 4000선을 내줬다. 지난달 11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3000선대로 내려앉았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1077.28포인트(-2.31%) 하락한 4만5479.11에 마무리했다.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 시장은 매도로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89조4000억원, 매출액은 171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1810%, 129% 증가한 것으로, 둘 다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엔비디아를 제치고 분기 영업이익 세계 1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더군다나 성과급 지급을 위한 충당금 추정치(17조원)를 더하면 영업이익은 100조원을 넘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6.92% 급락했다. 10일 미국 나스닥시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둔 SK하이닉스도 6.06% 빠졌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키옥시아 주가도 11.26% 폭락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한 덕분에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다만 실제 실적은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약 6% 웃도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이번 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AI 랠리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일단 후퇴했다는 평가다.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자산운용의 우에노 히로유키 수석전략가는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시장의 기대가 워낙 높았던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먼저 나왔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투자자들은 AI 호황에 대해 점차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역사적인 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높은 이익률도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에는 별다른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던 생산능력 확대, 기술 개발 지연, 부채 증가 등에 관한 뉴스들이 이제는 기술주를 매도해야 하는 이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닛케이는 “이번 삼성전자 실적은 시장의 기대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지만, 투자자들이 그려온 AI 성장 스토리 자체가 흔들린 것은 아니다”면서 “AI 랠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헤지펀드 페트라캐피털매니지먼트의 공동대표인 앨버트 용은 블룸버그에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장기적인 흐름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밴티지글로벌프라임의 헤베 첸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비(非)기술주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더 매력적이고 투자자들이 덜 몰려 있는 종목을 찾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것이 반도체 투자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메모리 가격이 계속 상승하거나 다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다시 시장을 놀라게 한다면, AI라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살아 있는 만큼 자금은 매우 빠르게 다시 선도 종목들로 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