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레버리지 ETF가 ‘원흉’이라는 시각

입력 2026-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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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두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는데 후회한다”고 했다. 금융위원회가 4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한국거래소가 상장 규정을 손질해 5월 27일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장된 지 한 달 만이다. 도입은 정부가 했는데 금융감독기관 수장이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당국의 반응에 자산운용 업계와 투자자들은 다소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이 상품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운 것은 사실이다. 출시일인 5월 27일 약 5조원이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 ETF의 시가총액은 1개월 만에 약 15조원으로 불어났다. 평균 매매 회전율은 122.5%로 일반 레버리지 ETF의 약 4배에 달했다. 상장 전후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변동성은 4.4%에서 6.8%로, SK하이닉스는 5.1%에서 7.8%로 증가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5월 평균 68.78에서 6월 83.82로 상승했고, 장중 한때 역대 최고 수준인 97.9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주가 변동성의 원인을 레버리지 상품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한 당국의 태도로 보기 어렵다. 지난 26일 SK하이닉스가 종가 기준 8.36% 급락한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은 오픈AI가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미루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였다. 이 뉴스로 미국 주요 기업의 AI 투자 집행이 자금 문제로 축소되거나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6%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60%를 떠받치는 구조에서, 글로벌 AI 기업들이 메가톤급 반도체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를 뒤흔든 셈이다.

AI발(發) 반도체 투자에 코스피의 산이 높아졌으니, 이들 기업의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에 골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자본시장연구원은 30일 레버리지 ETF 상품이 주가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면서도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하락 때 사들이는 역추세 매매를 보여 변동성이 상쇄되고 쏠림 현상도 점차 축소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당국이 레버리지 ETF에 빗장을 걸어 잠근다고 쏠림으로 인한 주가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국내 운용사의 2배 상품을 제한한다고 레버리지에 투자하려는 유동성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바이낸스는 이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를 추종하는 무기한 선물을 24시간, 최대 20배 레버리지로 거래시키고 있고, 하이퍼리퀴드 같은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도 같은 종목을 추종하는 파생상품 거래가 급증했다. 국경 안의 2배를 막아도 국경 밖 수십 배가 열려 있다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위험은 줄기는커녕 통제할 수 없는 해외 거래소로 국내 유동성이 옮겨갈 뿐이다.

현재로선 상품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정보 투명성과 투자자 교육으로 투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당국이 해야 할 최선의 역할이다. 음(-)의 복리 탓에 기초자산이 1년간 18% 올라도 2배 상품은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 보유 기간이 길수록 손실이 누적된다는 상품 특성을 반복해 알릴 필요가 있다. 기본 예탁금과 사전·심화교육 같은 안전장치를 정교하게 다듬고 금융회사들이 투자 위험을 확실히 공시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l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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