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있는데 빌드업이 없었다"⋯호남 반도체, 정치 논란 키운 이유 [정치대학]

입력 2026-06-30 10:29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두고 과거 정권의 대규모 투자 발표와 달리 이번에는 기업들이 실제 투자 여력을 갖추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면서 정치적 의도를 둘러싼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9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정치대학'(연출 윤보현)에서 임윤선 변호사와 함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정책의 정치적 함의를 짚었다.

윤 실장은 이번 사업이 과거의 투자 계획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권마다 삼성 등 4대 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됐지만 대부분 검증 없이 흐지부지됐다"며 "이번에는 삼성과 SK가 향후 3년간 1000조원가량을 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투자할 여력이 있고, 그 돈을 의미 있는 곳에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가장 큰 차이는 실제로 집행할 돈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사업도 반도체 팹과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영남·충청권까지 함께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진 방식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윤 실장은 "보통은 영남과 충청 등 다른 지역도 함께 언급하는데 이번에는 호남을 유독 강조하는 점이 이례적"이라며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이 나오는 상황에서 코어 지지층을 대상으로 먼저 설명한 것은 오히려 그런 의심을 키웠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가 "국가전략사업이라기보다 정치 전략사업처럼 보인다"고 하자, 윤 실장은 "전당대회 때문에 이 사업을 추진했다고 보지는 않지만, 기왕 하는 김에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는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윤 실장은 정책 자체보다 준비 과정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수도권 외 추가 거점이 필요하고 지방으로 산업을 분산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2022~2023년에도 광주·평택·구미 등을 놓고 충분한 검토 끝에 평택으로 결정됐는데, 이번에는 몇 달 만에 너무 빠르게 추진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TSMC 공장 유치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며 속도를 낸 사례처럼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보통은 정치적 논란을 줄이려 하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논란을 키우는 방식으로 비쳤다"고 덧붙였다.

지역 갈등 가능성도 언급됐다. 윤 실장은 "산업화 과정에서 영남이 우선되고 호남이 소외됐던 역사적 배경이 있는 만큼 민감한 사안"이라며 "정치적 의미가 과도하게 부각되면 영남권에서도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지역 균형발전은 중요한 가치이고 호남에는 반가운 일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젊은 주주들 사이에서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윤 실장은 "부지 조성과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사업인 만큼 총선과 다음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장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변호사는 "국민의힘에서는 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대학' 화면 갈무리. (이투데이TV)
▲'정치대학' 화면 갈무리. (이투데이TV)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종합]삼성·SK하닉, 서남권에 825조 투자 청사진…반도체·AI 거점 구축
  • “3억원 낮출게요”⋯규제 하루 앞둔 동탄 혼란, 기흥·구리는 관망 [르포] [6.30 대책]
  • 취업 시장 비상…"AI 확산에 일자리 불안 3배 증가" [데이터클립]
  • “버티기 힘들다”…소상공인 6대 업종 폐업률 11%대 [버팀목 절실한 소상공인①]
  • "환율 급등 막아라" 외환당국, 올해 1분기 136억달러 순매도
  • 단독 농심, 글로벌이커머스TF 신설…신동원 차녀 신수현 합류
  • 다중채무자 감소에도 60대만 역주행…고령층 빚 부담 커졌다
  • 코스피, 장중 2% 하락 뒤 3% 반등⋯널뛰기 끝에 8470선 강보합 마감
  • 오늘의 상승종목

  • 06.30 장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