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반등했지만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약세 요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트래티지의 대규모 미실현 손실과 거시경제 환경 변화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시장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30일 오전 9시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4% 오른 6만139.75달러(주요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3.0% 상승한 1610.52달러, 바이낸스코인은 1.7% 오른 559.08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주요 알트코인도 대부분 상승했다. 리플(+1.2%), 솔라나(+5.5%), 도지코인(+0.5%), 에이다(+1.6%), 스텔라루멘(+1.4%), 모네로(+1.9%), 아발란체(+3.9%), 수이(+3.4%) 등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앤서니 스카라무치와 진행한 팟캐스트에서 최근 비트코인 약세는 단순한 시장 조정이 아니라 스트래티지를 둘러싼 신뢰 약화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가상자산에서 약 140억달러의 미실현 손실이 발생하며 시장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노보그라츠 CEO는 일부 거래자들이 스트래티지의 강제 청산 가능성을 노리고 비트코인 가격을 의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격이 급락해 청산이 현실화될 경우 숏 포지션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시장이 가장 취약한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거시경제 환경 변화도 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첫 회의에서 매파적 기조를 드러내며 비트코인 상승 기대를 약화시켰다.
이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기존 행정부의 약달러 기조와 달리 강달러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는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노보그라츠 CEO는 "강달러는 비트코인에는 악재"라며 두 가지 거시경제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 시장 압박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가상자산 시장 내부의 자금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스콧 멜커는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6월 한 달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약 40억달러가 빠져나가며 역대 최대 규모의 월간 순유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이 5180억달러 규모의 AI 칩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글로벌 자금이 가상자산보다 AI 산업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트래티지는 새로운 자본 운용 계획을 통해 비트코인 매각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사는 미국 달러 유동성 확보와 우선주 배당금 지급, 최대 2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등을 위해 필요할 경우 비트코인을 매각할 수 있는 디지털 신용 자본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즉각적인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필요할 경우 지분 발행보다 비트코인 매각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12억5000만달러 규모를 매각할 경우 현재 시세 기준 약 2만800BTC를 처분하게 되며, 이는 전체 보유량의 약 2.5% 수준이다.
다만 약세장 속에서도 가상자산 담보 대출 시장은 제도권 금융 편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2년 신용시장 붕괴 이후 보수적인 담보 관리와 투명성 강화가 이뤄지면서 가상자산 대출 시장이 기관 중심으로 성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VB에 따르면 미국 주요 은행들이 비트코인 담보 대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전체 가상자산 담보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670억달러에 달했다. 업계는 장기 보유자들의 유동성 수요가 늘면서 향후 10년 안에 시장 규모가 1조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투자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데이터 분석업체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15를 기록하며 '극도의 공포' 구간에 머물렀다. 해당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낙관 심리가 강함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