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가 바뀌어야 경기도가 바뀐다"…도민 100명, 사장 앞에 직접 앉았다

입력 2026-06-2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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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GH도민주주단 '기회수도파트너스' 출범…10만호 공급 약속·쓴소리에 김용진 사장 "GH, 피하지 않겠다"

“도민이 주주다” GH 기회수도파트너스 2기 출범 현장

▲제2기 GH 도민주주단 '기회수도파트너스' 위촉자 100명이 24일 출범식에서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2028년 4월까지 약 2년간 GH 명예주주로 활동한다. (김재학 기자)
▲제2기 GH 도민주주단 '기회수도파트너스' 위촉자 100명이 24일 출범식에서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2028년 4월까지 약 2년간 GH 명예주주로 활동한다. (김재학 기자)
24일 오후 2시, 수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 본사 2층 대강당. '제2기 GH도민주주단 출범식 및 주주총회'라는 문구가 걸린 무대 앞 객석은 단순한 행사 참석자들의 자리가 아니었다. 손팻말을 든 도민 100명이 GH 사장과 임원진을 마주보고 앉았다. 위촉장을 받은 뒤 박수를 치고 사진을 찍으면 끝나는 행사가 아니었다.

1부가 위촉장 수여와 사업 설명으로 차분하게 흘렀다면, 2부 토크콘서트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질문은 의례적 덕담에 머물지 않았다. "GH가 짓는 아파트는 안전한가", "도민주주단 의견이 실제 정책에 반영됐나", "청년 주거지원 기준 밖에 놓인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이크는 객석에서 무대로, 무대에서 다시 객석으로 오갔다.

김용진 GH 사장은 방어보다 설명을 택했다. 답변은 길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공기업이 도민을 주주로 위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김용진 사장은 환영사에서 스스로 이 질문을 먼저 꺼냈다. 그리고 직접 답했다.

"1기를 2년 동안 운영해본 결과 답은 명확했습니다. 정책 제안과 주주총회, 정책 토론회에서 나온 날카로운 지적과 질문, 따뜻한 격려가 GH 경영 방향과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 사장은 제2기 도민주주단을 "GH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여정의 중심"이라고 규정했다. "1기 도민주주단이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면 2기는 GH의 방향을 일러주는 나침반이자 정책의 실질적 동반자가 돼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의 발언에는 약속이 하나 붙었다. "도민주주단의 목소리를 형식적으로 듣지 않겠습니다. 경영에 직접 반영하고 그 결과를 다시 보고하는 열린 경영을 실천하겠습니다."

형식적 위촉행사가 아니라는 선언이었다. 객석은 조용히 받아들였다. 검증은 2부에서 시작됐다.

△ 100명의 구성, 그리고 2년의 시간

GH는 이날 수원 본사에서 제2기 GH도민주주단 '기회수도파트너스' 출범식 및 주주총회를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GH 도민주주단'은 경기도민이 공사의 명예주주로 참여해 주요 정책과 사업 현안에 의견을 내는 도민 소통기구다. 2023년 첫 출범 이후 올해 두 번째 기수를 맞았다.

제2기 도민주주단은 총 100명으로 꾸려졌다. 1기 우수주주 19명, 청년 대표 40명, 중장년 대표 32명, 고객 대표 9명이다. 이들은 2028년 4월까지 약 2년간 GH 명예주주로서 사업계획·경영성과·주거복지정책·도시개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내는 공식 소통창구 역할을 맡는다.

1기의 성과는 수치로 공개됐다. 2023년 1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운영된 1기는 149명으로 구성돼 주주총회 2회, 정책토론회 6회를 열었다. 행사마다 평균 50여명이 참석했다. 건강복지 프로그램 다양화, 원주민 보상대책, 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고, 일부 제안은 경기유니티 조성과 매입임대주택 커뮤니티 케어허브 조성으로 이어졌다. 전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53점, 추천 의향은 4.66점이었다.

백재정 고객소통부장은 "도민주주단은 도민이 주주처럼 공사 경영에 참여하는 제도"라며 "제안 내용을 전 부서와 공유하고 피드백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의견이 반영되고 있다는 신뢰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 "GH가 짓는 집, 2030년까지 10만 호"

이날 행사의 또 다른 무게 중심은 GH의 사업전략 공개였다. GH는 'GH Bridge 2030 행동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공공주택 공급목표를 기존 5만호에서 7만호로 확대하고, 매입·전세임대주택을 포함해 총 10만호 이상을 도민에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하남교산 등 8개 지구 5만호 건설에 더해 북수원, 화성 진안, 화성 봉담, 양주 장흥 등에서 2만호를 추가 공급한다.

하남 교산·고양창릉·용인 플랫폼시티 등 주요 지구에는 GH형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공급시기를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6개월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지분적립형 주택도 매년 1000가구 이상 공급한다.

광교 A17블록에서 600가구를 공급하면서 이 중 240가구를 지분적립형으로 추진하는 것이 첫 실행무대다.

GH의 현재 규모도 공개됐다. 정원 839명, 자본금 2조6824억원, 자산규모 22조9071억원, 매출액 1조3539억원이다. 현재 택지개발사업 17개, 도시개발사업 6개, 도시정비사업 7개, 산업단지조성사업 8개, 공공건축사업 9개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은 "GH는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정책 실행의 주체가 돼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이 계획은 GH의 진짜 주인인 경기도민에 대한 약속이자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라고 말했다.

▲김용진 GH 사장과 임원들이 24일 제2기 도민주주단 출범식 토크콘서트에서 소음·품질·청년 주거 사각지대 등 날카로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장에서 터진 박수는 김 사장이 방어보다 책임을 먼저 꺼낸 대목에서 나왔다. (김재학 기자)
▲김용진 GH 사장과 임원들이 24일 제2기 도민주주단 출범식 토크콘서트에서 소음·품질·청년 주거 사각지대 등 날카로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장에서 터진 박수는 김 사장이 방어보다 책임을 먼저 꺼낸 대목에서 나왔다. (김재학 기자)
△토크 콘서트, 질문은 민원이 아니라 정책을 향했다

2부 토크콘서트가 시작되자 객석의 온도가 달라졌다. 도민들의 질문은 의례적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공사장 소음·분진 피해를 토로한 행복주택 입주민이 마이크를 잡았다. 드론 비행에 따른 사생활 침해 우려와 입주민 대표기구 구성의 어려움도 함께 꺼냈다.

김 사장은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결론을 내리기보다 현재 문제가 무엇인지 다시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음·분진 문제는 GH 본사 차원에서 시행사와 시공사에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

이어 "입주민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자치조직을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담당 부서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질문은 민원이었지만, 답변은 제도 개선의 방향으로 넘어갔다. 현장의 박수는 그 대목에서 터졌다.

품질 관리 지적도 이어졌다. "고객 만족은 큰 그림보다 디테일에 달려 있다"는 입주민의 쓴소리에 김 사장은 GH의 책임을 먼저 꺼냈다. "임대주택이든 행복주택이든 소유주는 GH입니다. 주민과 시공사 문제로만 놓아둘 것이 아니라 GH가 소유주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먼저 조치해야 합니다."

품질 문제를 공공주택 전체의 신뢰와 연결하는 대목도 나왔다. "이는 GH에 대한 신뢰 문제이자 브랜드 가치의 문제이고, 더 나아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국민 신뢰와도 연결됩니다."

청년 주거 사각지대를 묻는 질문도 객석에서 나왔다. 한 청년 도민주주는 한부모가족 자녀가 성인이 됐다는 이유로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사례, 고립·은둔 청년이 기존 기준 안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사례를 제기하며 선정 기준 보완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사장은 "구체적 사례를 알려주면 입주 자격 기준에 반영할 수 있을지 실무적으로 함께 고민하겠다"며 "중앙부처 역할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1기 도민주주단 의견이 실제 정책에 반영됐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경기유니티 사례가 제시됐다.

김 사장은 "GH가 짓는 주택은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냄새가 나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어린이부터 청년, 장년까지 함께 어울리는 커뮤니티 거점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경기유니티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 도민의 목소리-집은 자립이다

위촉된 도민주주단 대표들의 발언도 현장의 온도를 보여줬다.

모듈러 행복주택 입주민 고객 대표는 "처음 입주할 때 걱정이 많았지만 실제 살아보니 만족스러운 점도 있었다"며 "입주민 의견을 전달해 모듈러주택이 더 보완되고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행복주택이라는 이름답게 청년들이 자립하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주택이 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청년 대표는 집의 의미를 자립이라는 한 단어로 꿰뚫었다. "청년에게 집은 단순히 먹고 자는 곳이 아니라 자립하는 공간입니다. GH가 수행하는 도시개발과 주거복지 사업이 공정한 기회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청년으로서 목소리를 보태겠습니다."

중장년 대표는 GH의 차별점을 도민참여 제도에서 찾았다. "GH는 다른 지역주택도시공사와 비교해 사회적 가치와 도민주주의, ESG 영역에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빠진 부분이나 보완할 점이 있으면 작은 목소리라도 보태겠습니다."

▲김용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24일 수원 GH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2기 GH 도민주주단 '기회수도파트너스' 출범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GH는 이날 2030년까지 공공주택 10만 호 이상 공급 계획을 공개했다. (김재학 기자)
▲김용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24일 수원 GH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2기 GH 도민주주단 '기회수도파트너스' 출범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GH는 이날 2030년까지 공공주택 10만 호 이상 공급 계획을 공개했다. (김재학 기자)
△"GH가 바뀌어야 경기도가 바뀐다"

행사 말미, 김 사장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의 마지막 말은 선언에 가까웠다.

"불편하다고 참지 말고 계속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GH가 바뀌어야 경기도가 바뀌고, 경기도가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생각으로 임하겠습니다."

이날 출범식은 GH가 준비한 사업설명회였지만, 동시에 도민이 GH의 사업을 검증한 자리였다. 10만호 공급 계획, GH형 패스트트랙, 지분적립형 주택, 경기유니티, 청년주거 사각지대, 품질 관리, 입주민 자치조직 문제가 한자리에서 오갔다. 쓴소리도 피하지 않은 사장, 질문을 멈추지 않은 도민, 그것이 이날 현장의 본질이었다.

한편, GH는 7~8월 정책 설문조사, 10월 정책토론회와 현장견학, 11월 비즈니스 리포트 발간, 12월 참여실적 평가 순으로 2기 도민주주단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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