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회사도 퇴출?"…상장폐지 기준 상향 앞두고 주주 반발 확산

입력 2026-06-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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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2단계 기준 적용…근거 없이 일정 앞당겨지자 반발
주주연대 “사실상 기습적 퇴출…흑자기업도 위험권”

(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 시행을 앞두고 주주들이 시행 유예를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저성과·한계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통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주주들은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기업과 투자자의 대응 시간이 부족해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주가치수호연대는 거래소의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 시행을 유예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진행 중이다. 청원 요지는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 시행 일정을 기존 스케줄로 복원해 달라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1일부터 상장폐지 시가총액 2단계 기준을 적용한다. 코스피는 현행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코스닥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아진다. 같은 날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퇴출 요건도 적용된다. 내년 1월부터는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의 최종 기준이 적용된다. 다만 상향되는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한다고 곧바로 상장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회복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주주들이 반발하는 핵심은 기준 강화 자체보다 시행 일정의 조기화다. 거래소는 지난해 7월 코스피 50억원, 코스닥 40억원이던 기준을 각각 500억원, 300억원까지 높이되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올해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2단계 기준 적용 시점이 당초 2027년 1월에서 올해 7월로 최종 기준은 2028년 1월에서 내년 1월로 앞당겨졌다.

연대 측은 금융위와 거래소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나 합리적 근거 제시 없이 적용 시점을 앞당기는 개정안을 발표했다고 주장한다. 연대 관계자는 "사실상의 기습적 퇴출 명령이며, 신뢰보호 원칙과 예측 가능성에 정면으로 반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연대에 따르면 이달 15일 종가 기준 최종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코스피 500억원·코스닥 300억원)에 미달하는 기업은 393곳이다. 이 중 영업이익 흑자 기업 159곳, 매출 500억 원 이상 기업 191곳,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96곳에 달한다.

연대 측은 "매출과 이익이 나는 기업까지 시가총액 기준만으로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시가총액은 시장 평가와 유동성을 반영하는 지표일 뿐 기업의 계속영업 능력을 온전히 보여주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기 시행 유예와 함께 △공청회 개최 △ 최소 3년의 상장폐지 유예기간 보장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시가총액 기준 적용 △실질 경영지표를 고려한 예외 조항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대 관계자는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기업들이 대응할 시간이 부족해졌다”며 “상장폐지 이후 은행 여신이나 신규 자금조달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 영업 기업이 시총 기준만으로 퇴출 위험에 놓이지 않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기준 강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저유동·저시총 기업을 장기 방치할 경우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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