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서 주가 16% 급락…3거래일째 약세

미국 로켓·위성·인공지능(AI) 사업을 영위하는 스페이스X가 사상 처음으로 투자등급 회사채를 발행한다.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이후 열흘 만에 채권시장에 뛰어들며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등을 포함한 주요 은행들은 이날 스페이스X의 AI 사업 추진을 위한 대규모 차입 계획의 일환으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콘퍼런스 콜을 진행하고, 첫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을 발표했다. 채권 발행 규모는 최소 200억 달러(약 31조원)이며, 5년∼30년물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 계획은 우량채 시장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채권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업에 돈을 빌려준다. 그러나 스페이스X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S&P글로벌레이팅스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현금 유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페이스X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상당 부분 미래 수익성에 대한 기대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회사채 투자설명서에서 스페이스X는 “우리의 사명은 인류를 ‘다행성 종’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과 기술을 구축하고,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며, 의식의 빛을 별들까지 확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IPO 투자설명서에 사용했던 표현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이러한 비전이 주식 투자자들만큼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 채권 보유자는 사업이 크게 성공하더라도 주주처럼 초과 수익을 공유하지 못하며, 정해진 이자와 만기 시 원금만 돌려받기 때문이다.
임팩스자산운용의 로스 팸필론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분명 이해하기 쉽지 않은 투자이며 어느 정도 믿음의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투자 붐 속에 투자자들이 관련 기업의 채권 발행을 적극 소화하면서 스페이스X 역시 이 같은 시장 환경을 활용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페이스X는 IPO로 857억달러를 조달했으며, 이미 현금보유액이 100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주주와 머스크 본인의 지분 희석을 초래하는 추가 증자 대신, IPO 과정에서 투자등급 획득을 적극 홍보한 뒤 채권시장을 주요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 가운데 공개 채권시장에서 투자등급 회사채를 발행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티모시 호란이 이끄는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순부채가 2031년까지 4000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재 미국 기업 대부분의 부채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오라클의 순부채보다도 세 배 이상 많다.
한편 스페이스X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장에 비해 16.43% 급락한 154.60달러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떨어져 상장일 첫날 마감가(160.95달러)보다도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