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확보가 국가 경쟁력 좌우
AI·바이오로 생산혁신 경쟁

18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AI와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식품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미국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AI를 정밀농업과 식량 위기 조기경보 체계, 품종 개발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CSIS는 지난해부터 AI와 식량안보를 주제로 연속해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있으며 최근 보고서에서는 AI가 생산성과 영양가, 기후 적응력이 높은 작물을 전례 없는 속도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식품을 둘러싼 불안이 최근 들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곡물과 비료 공급망을 뒤흔들었고 중동 분쟁은 에너지 가격 급등을 통해 농업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가뭄, 홍수까지 겹치면서 주요 농산물 생산량의 변동성도 확대됐다.
실제로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들은 기후변화가 농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식량 가격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과거에는 농업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식량 정책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공급망 충격과 기후위기에 대응해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올해 전 세계에서 3억1800만 명이 심각한 식량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이는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식품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고 있다. 반도체와 에너지처럼 식품 관련 기술 역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 후원을 받는 바이오제조혁신연구소인 바이오메이드(BioMADE)의 데이비드 네이선 기술 프로그램 책임자는 “언젠가 잠수함 승무원과 전쟁터 군인, 자연재해로 황폐해진 지역사회에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생명공학 기술에 대해 정부는 안보 문제로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유전자 설계 기술과 AI 등 혁신적인 식품 생산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품 생산의 경쟁력이 농지 면적이나 가축 사육 규모에서 데이터와 기술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식품기술을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식품기업은 물론 빅테크 기업들까지 AI와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식량 생산 혁신에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식량 산업이 에너지 전환 산업 못지않은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