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노조법 상생협력 매뉴얼'로 사용자 책임회피 논란

입력 2026-06-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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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노련 "권한은 행사·의무는 회피"…매뉴얼 폐기·성실 교섭 촉구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6월 12일 경기도청 민원실 앞에서 경기도의 원청사용자 책임 회피 행정을 규탄하며 새로운 경기도지사의 원청교섭 개시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6월 12일 경기도청 민원실 앞에서 경기도의 원청사용자 책임 회피 행정을 규탄하며 새로운 경기도지사의 원청교섭 개시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경기도가 산하 공공기관에 배포한 '노조법 상생협력 매뉴얼'이 사용자 책임을 조직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지침이라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합(경공노련)은 이날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매뉴얼의 즉각 폐기와 성실 교섭 이행을 공개 촉구했다.

경공노련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경기아트센터·경기문화재단·경기여성가족재단·경기콘텐츠진흥원 등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노동조합이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는 4월 도청 직원 및 산하 공공기관 14곳에 A4 30페이지 분량의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생협력 매뉴얼'을 제작·배포했다. 문제는 매뉴얼 내용이다. 노조 측은 해당 매뉴얼에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할 경우 경기도 스스로 사용자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고용노동부 단체교섭판단지원위원회의 판단을 거치도록 강제하는 절차가 명시됐다고 밝혔다.

또 매뉴얼에는 "위탁계약서에 수탁기관은 노무관리에 관한 독자적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는 문구를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든 과업지시는 수탁기관 책임자에게만 전달", "수탁기관 직원 사무실 좌석 배치·이동은 수탁기관이 결정"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경기도가 그동안 공공기관 임금·성과급·복리후생·단체협약 내용에 실질적으로 개입해온 구체 사례도 공개했다.

경기신용보증재단의 경우 경기도가 노사 간 임금협약 항목별로 찬반 의견을 제시했고, 그 결과 단체협약서에 '도 사전협의 결과에 따라 시행한다'는 문구가 삽입됐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과 경기도일자리재단 등의 임금협약 과정에도 도가 개입해 직급별 임금인상률 조정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공노련 관계자는 "경기도는 예산·인사·조직운영·정원관리·임금 가이드라인 등 공공기관 운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권한은 행사하면서 교섭 의무는 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과거 경영평가편람 논란도 재소환했다. 지난해 경기도가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에 합법적 쟁의행위에 대해 감점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했다가 도민권익위원회의 위헌 지적을 받고 삭제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이번 매뉴얼 역시 같은 맥락의 노동권 침해 시도라고 주장했다.

경공노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용자 책임회피 매뉴얼 즉각 폐기 및 전면 개정 △노동부 판단에 의존하지 않는 성실 교섭 참여 △새 도정과 노동계 간 공식 대화기구 설치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아울러 경기지방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등 법적 대응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산하 공공기관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실질적 영향력 행사 여부를 기준으로 사용자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7월 새도정 출범을 앞두고 노정관계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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