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면세점 리뉴얼 시급한 ‘관광산업 관문’

입력 2026-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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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한민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93만 명으로 전년 1637만 명에서 15%나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750만 명을 넘어선 수치로 올해 4월까지 677만 명을 기록하며 올해는 역대 최대인 3000만 명을 꿈꾸고 있다.

지난 수십 년에 걸친 성장 그래프는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렸지만, 성장세는 어느새 멈추고 저성장 기조에서 고착화될 전망이 커지고 있다.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찾지 못하는 내수 경제에 증가하는 해외 관광객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옆 나라 일본의 관광산업은 외국인 관광객 4268만 명으로 우리나라의 2.25배에 달하며, 2025년 6조3429억엔(약 59조원)의 관광수지 흑자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일본 전체 경상수지의 19.8%를 차지하며 국가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인천공항, 소비자 트렌드 반영 못해

하지만 역대급 해외 관광객 유입이라는 호재 속에서도 국내 면세점 시장의 매출은 2025년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14조2000억원에서 12%나 감소하며 고전하고 있다. 관광객은 15%나 늘어났지만, 관광산업과 직결되는 면세시장의 실적은 뒷걸음질하는 모순이 나타나는 지점이다. 한마디로 들어오는 손님은 늘어나는데 장사를 제대로 못 하는 가게인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의 축인 면세점 매출 부진으로 인해 관광수지 또한 107억달러 적자라는 어두운 성적표를 받게 하였다. 2019년 국내 면세시장 매출은 24조8000억원 최고점을 찍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난 뒤 급격하게 하락해 2013년 13조7000억원까지 빠졌다. 유통기업에서 서로 진출하고자 했던 인천공항 면세점은 얼마 전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서 사업 포기를 하였고, 그 자리를 2023년 대비 객당 임대료를 40%나 낮춰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이 재입점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 부진은 중국 보따리상 대량 구매 감소, 개별 관광객 증가,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면세시장 후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면세시장의 몰락 이유는 다음과 같은 글로벌 관광 소비 트렌드를 못 따라간 구조적 문제라 생각한다. 첫째, 최근의 관광 소비 트렌드는 명품 중심에서 소비자 개성 소비와 가치소비로 변화하고 있다. 새로 유입되는 젊은 MZ세대는 올드한 명품 브랜드보다는 개성 있고 의미 있는 나만의 브랜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 관광의 목적이 쇼핑에서 경험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한민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은 상거래보다는 한국 생활 체험에 기대를 갖고 있다. 국내 방한 외국인 대부분은 한류의 영향으로 방문했고, 명품 소비보다는 본인의 우상이나 드라마 주인공이 경험한 한국 생활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이 같은 해외 관광객 소비 변화에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은 과연 제대로 준비되어 있을까? 인천공항 면세점 구역은 여전히 상점가 좌우로 매장들이 즐비한 십여 년 전 공간 구성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공간은 한국을 체험하고 경험하면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복합적 공간보다는 판매와 구매로 이루어진 단순한 거래의 공간일 뿐이다. 이러한 상점가에서는 어떤 브랜드에서도 변화하는 관광객의 니즈를 포착하기 어렵다.

인천공항공사는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춰 리뉴얼에 성공한 국내 백화점 사례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국내 백화점은 코로나 이전부터 명품 판매 감소와 MZ세대 이커머스 전환으로 고전했었다. 생존을 위해 전통적인 매장 운영방식에서 전국 맛집 섭외, 브랜드 팝업스토어 유치, 휴게공간 확대, 크리스마스 조명 행사 등으로 대변신하였다.

그 결과 백화점은 국내 오프라인 유통에서 1위에 올라섰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전 세계 3위 백화점의 타이틀을 안게 되었다.

백화점 성공 벤치마킹 … 협업 필요해

인천공항공사는 국내 관광산업의 교두보이며 국내 면세시장의 핵심 기지로 책임감을 갖고 경영해야 한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수십 년 전 전통 상거래 형태에 머무르며 리뉴얼 시기를 놓쳐왔다. 늦었지만 앞으로 더 증가할 관광객 대상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관광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면세 구역의 대대적인 리뉴얼이 필요하다.

인천공항공사 내 면세 공간 전문가가 없다면, 이미 백화점 리뉴얼에 성공한 경험을 가진 국내 백화점 공간 전문가와의 협업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새로운 바람이 국내 관광수지 흑자 전환을 넘어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재도약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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