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오늘 나스닥 데뷔⋯첫날 공모가 웃돌까

입력 2026-06-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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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IPO 10곳 중 9곳 공모가 웃돌아

▲일론 머스크. AP뉴시스
▲일론 머스크. AP뉴시스

미국 로켓·위성·인공지능(AI) 사업을 영위하는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데뷔전을 치른다. 첫날 종가가 공모가를 웃돌지 이목이 쏠린다.

또한 스페이스X의 등판 후 행보는 이후 예정된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초대형 IPO’의 향방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우주·머스크 기대에 사상 최대 IPO 예약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머스크가 2002년 창업한 스페이스X는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실용화해 발사 비용을 대폭 낮추며 민간 우주 산업을 개척해왔다. 위성 서비스 ‘스타링크’를 통해서는 전 세계에 새로운 통신망을 제공했다. 머스크가 2023년 설립한 AI 기업 xAI는 올해 2월 스페이스X에 합병됐다. xAI는 지난해 3월 엑스를 330억달러에 인수했다.

스페이스X의 2025 회계연도(12월 결산) 매출은 186억달러다. 적자 경영 상태임에도 공모가 기준 기업 가치는 1조7700억달러로 테슬라와 메타보다 높다.

시장의 평가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우주라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기대와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에서 보여준 머스크의 혁신성이 있다. 그는 ‘인류의 화성 이주’를 목표로 사람과 물자를 우주로 보내는 인프라를 확장하고, 우주 데이터센터에서 AI를 가동한다는 거대한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공모가 결정 방식도 이례적이었다. 통상 상장 전날 투자자들과 협의를 거쳐 공모가가 정해지지만, 머스크는 1주당 135달러를 1주일 전에 일방적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살 것인가, 말 것인가’를 투자자들에게 통보한 형태였다.

이런 고자세에도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희망은 쇄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기준 청약에 공모 목표액의 4배 이상 수요가 몰렸고 일부는 청약이 조기 마감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날은 개인 투자자 주문만 1000억달러를 넘었다고 알렸다. 같은 날 스페이스X는 공모가를 135달러로 최종 확정했다.

거대한 자금을 끌어들이는 대형 루키(신인)의 등장에 거래 시장도 환영 분위기다. 상장 시장인 나스닥은 스페이스X를 주가지수인 ‘나스닥100’에 조기 편입하기 위해 편입까지의 최소 기간을 약 15거래일로 단축하는 특별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들도 지수 상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상장 첫날 10곳 중 9곳 상승…그러나 1년 후 7곳 하락

상장 첫날인 12일에는 시초가가 공모가를 웃돌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2010년 이후 미국 대형 IPO 1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9곳이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첫 거래일을 마쳤다. 스페이스X 역시 750억달러 배정 물량을 받지 못한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가 이어질수록 주가 상승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첫날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상장 1년 후 주가를 분석하면 10개 기업 중 7곳이 첫날 종가를 밑돌았다. 2021년 상장한 전기차 업체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첫날 공모가 대비 29% 상승했지만, 1년 후 주가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배경에는 벤처캐피털(VC)과 직원 등 기존 주주의 매도가 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는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기존 주주들의 매도가 진행돼 수급이 줄면서 주가가 하락하기 쉽다.

또 상장 초기에는 화제성이 앞서기 때문에 성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매수하는 경향도 영향을 미친다.

스페이스X 공시자료에 따르면 기존 주주들의 평균 취득가는 주당 6달러대다. 공모가 기준으로 자산 가치가 단숨에 20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미국에서는 막대한 매각 차익이 기대되는 전직 직원들의 사례가 언론에 잇달아 소개되고 있다. 오랜만에 나온 대형 회수(엑시트) 사례라는 점에서 VC 업계에서도 안도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있는 일론 머스크 흉상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있는 일론 머스크 흉상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AI 개발은 정체⋯‘머스크 독재’ 우려도

스페이스X는 조달 자금을 AI 개발, 반도체 제조, 우주 인프라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로켓·위성·AI라는 3개 사업의 성장과 함께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의 야심 찬 비전에 얼마나 진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시장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사업은 대규모 선행 투자에도 개발 속도가 정체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조사 기관은 “다른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 지배 구조(거버넌스) 역시 일반 상장사와는 크게 다르다. 차등의결권 구조를 통해 머스크가 의결권 기준 80% 이상의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실상 해임이 불가능하고 주주 소송도 쉽지 않은 ‘독재 체제’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견제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전문가와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스페이스X 발사 모습. AP뉴시스
▲스페이스X 발사 모습. AP뉴시스

AI 컴퓨팅 자원 확보 위한 ‘쩐의 전쟁’

초대형 IPO는 스페이스X에서 끝나지 않는다. 앤스로픽이 1일 이어 오픈AI가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을 위한 증권신고서 초안을 비공개 제출했다. 두 회사 모두 이르면 9월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개발 경쟁 선두권에 있는 양사는 단기간에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며 기업 가치가 각각 1조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IPO 이후 시가총액이 모두 1조달러를 넘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달 규모가 스페이스X 수준으로 커질 경우 3개 회사의 총 조달액은 2000억 달러를 넘게 된다. 이는 2025년 전 세계 IPO 조달액을 웃도는 규모다.

과연 시장이 이 정도 자금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증시는 AI 수요 확대를 배경으로 클라우드·반도체 기업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따라서 IPO에 따른 수급 부담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다만 AI 산업은 컴퓨팅 자원 확대를 위해 기업 한 곳당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차원이 다른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들도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단기간에 이례적 규모의 IPO가 집중되는 배경에는 증시가 활황일 때 서둘러 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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