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인공지능(AI) 팩토리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증권가 눈높이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검색·커머스 중심의 플랫폼 기업에서 AI 인프라 공급자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12일 오후 1시30분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14.73% 오른 25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DS투자증권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45만 원, 신영증권은 40만 원, 교보증권은 39만 원, 삼성증권은 30만 원, LS증권은 30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목표주가 상향의 핵심 배경은 네이버가 기존 플랫폼 기업의 성장 한계를 넘어 AI 인프라 사업자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해 AI 팩토리 사업에 진출하고,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AI 연산 인프라를 공급하는 B2B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 55MW를 시작으로 2027년 말 100MW, 2028년 200MW 규모의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중장기적으로 1GW급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회사 측은 AI 팩토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연간 20조 원 규모의 신규 매출 창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가 단순한 AI 협업 기대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콘텐츠, 클라우드 등 자체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와 데이터센터 역량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AI 팩토리 사업이 현실화하면 인프라 자체가 별도 수익원으로 부각될 수 있다.
특히 AI 컴퓨팅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외 지역의 소버린 AI 수요를 겨냥할 수 있다는 점도 재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 AI 모델, 검색·커머스·콘텐츠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함께 보유하고 있어 단순 GPU 임대 사업자를 넘어 풀스택 AI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과 달리 주가 흐름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협업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단기 급등한 뒤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데다, AI 팩토리 사업의 대규모 투자 부담과 자금조달 불확실성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AI 팩토리 사업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췄지만, 초기 투자비 부담이 큰 자본집약적 사업이다. 1GW급 AI 팩토리 구축에는 수십조 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자금조달 방식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중장기 확장 과정에서 차입 부담, 지분 희석 가능성, 감가상각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네이버 주가는 신사업 기대와 재무 부담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AI 팩토리 사업의 실제 고객 확보 여부, 가동 시점, 자금조달 구조, 하반기 커머스 성장 지속성 등이 확인돼야 주가 재평가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팩토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면 신규 수익원 확보로 경쟁사 대비 받아왔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1GW급 AI 팩토리 구축에는 500억~6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해 외부 투자 유치나 유상 증자 등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한 추가적인 공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