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조, 초기업노조 탈퇴 앞두고 ‘집행부 권한 강화’ 논란

입력 2026-06-1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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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전면 파업 첫째 날인 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노동조합 전면 파업 첫째 날인 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하 상생노조)이 초기업 노동조합 탈퇴와 독자 노조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집행부 권한을 강화하는 규약 개정안을 함께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합원 재정 감시 기능을 약화하고 주요 재정 집행 권한을 집행위원회에 집중시키는 내용이 담기면서 노조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상생노조는 공지를 통해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총회를 개최한다. 총회의 안건은 초기업 노조 탈퇴 및 독자 노조 전환이다. 그러나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탈퇴 안건보다 함께 상정된 규약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가장 큰 논란은 ‘생계비 지원’ 조항이다.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은 조합비나 각종 기금 사용 시 대의원회 심의나 조합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상생노조 집행부가 발의한 개정안은 생계비 지원의 범위와 절차를 집행위원회 의결만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권한 집중 논란은 투쟁기금과 긴급 재정조치 부문에서도 이어진다. 개정안 제28조(회계) 3항에는 ‘투쟁기금 적립 및 긴급 재정조치’ 관련 조항이 신설됐는데 해당 기금의 설정과 운용 권한 역시 대의원회가 아닌 집행위원회 의결 사항으로 규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급 재정 집행이나 대규모 기금 조성은 조합원 권익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통상 노조의 주요 재정 정책은 대의원회 등 의결기구를 통해 통제받지만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권한을 집행부에 집중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합원 반발도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규약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글들이 게시됐다.

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은 “변호사비와 벌금, 과태료 지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생계비 지원까지 포함된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노조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생계비 지급 기준이 집행위원회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중대한 사안은 조합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업 노조 탈퇴라는 명분을 불투명한 재정 권한 집중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노조 민주주의 역행”이라며 “이번 개정안 추진은 조합 내부의 반발은 물론, 상생노조 집행부가 향후 대외적인 도덕성과 신뢰도 면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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