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 발판 갈아타기(?)⋯강남 3구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

입력 2026-06-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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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용성 거래 위축 속 강남 3구 일제히 늘어
송파·서초 중개업소 “셔세권 단지 문의 꾸준”
”동탄 등 더 오르면 서울 상급지 이동 가능성”

세입자가 최근 강남권에 집을 사 이사했는데 알고보니 SK하이닉스 직원이더라고요. (성남 분당의 한 주택 보유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이후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거래가 위축됐지만 강남 3구는 오히려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통근버스 노선이 집중된 이른바 '셔세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이 유입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힘입어 동탄 등 경기 남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를 통해 거액의 성과급으로 자산을 늘린 수요층이 서울 핵심지로 이동하는 흐름이 장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송파구 아파트 거래량은 39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5건)보다 소폭 증가했다. 지난달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서울 핵심 지역의 거래량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초구 역시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이 208건으로 전년 동월(154건)보다 35% 증가했다. 강남구도 같은 기간 256건에서 303건으로 18% 늘었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강남 3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의 집값 상승세도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서울 동남권 아파트값은 전주(0.19%)보다 높은 0.23%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21%, 송파구는 0.28% 올랐다.

반면 한강변 주요 지역은 거래가 위축됐다. 마포구는 지난달 거래량이 153건으로 전년 동월(438건) 대비 65% 감소했고, 성동구는 505건에서 166건으로 67% 줄었다. 용산구도 82건에서 80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이 강남 3구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게 거래량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강동구나 송파구 일부 단지, 20억원 안팎의 주택 시장에서는 실제 매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송파 헬리오시티나 강동구 주요 단지처럼 직주근접성이 좋은 곳은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의 선호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송파구와 서초구는 삼성전자 기흥·화성 사업장으로 향하는 통근버스 노선이 집중된 지역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와 신천동 잠실 일대, 서초구 양재역 주변 등이 대표적이다. 강남구는 수서역 일대를 중심으로 통근버스가 운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이천캠퍼스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송파구와 강남구 등에서 운행하고 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직원들 가운데 수원이나 분당에 살다가 성과급으로 목돈을 마련한 뒤 서울 집을 알아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출퇴근이 편한 곳을 찾다 보니 직원들끼리 셔틀버스 정류장과 가까운 단지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기존 자산에 성과급을 보태 반포동 진입을 노리는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이 적지 않다”며 “수서역, 송파구 일대부터 알아보면서 핵심지 입성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연간 수억원의 성과급과 사내 대출 제도를 활용해 서울 핵심지로 이동하는 반도체 업계 종사자의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성과급 재원을 약 67조7000억원으로 추산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최근 동탄 등 경기 남부 지역들의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이 지역들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 넘치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장기적 관점에서 송파, 강동 등 동남권 갈아타기 수요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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