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도 ‘빅딜’ 시대 오나…한화, KAI 이어 풍산까지 넘본다 [김동관式 방산 퍼즐]

입력 2026-06-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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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지분 7.22%까지 끌어올린 한화…“방산·우주항공 결합, 내셔널 챔피언 필요”
풍산 탄약사업 인수전 재개 가능성 지속…방산 독식 우려 속 글로벌 대형화론 맞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1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방문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해상도 15cm급 ‘VLEO(Very Low Earth Orbit) UHR(Ultra High Resolution)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의 실물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1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방문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해상도 15cm급 ‘VLEO(Very Low Earth Orbit) UHR(Ultra High Resolution)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의 실물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그룹)

한화그룹의 방산 영토 확장이 국내 방산업계 지각변동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7%대까지 끌어올리며 육·해·공을 아우르는 메가 방산 기업의 퍼즐을 맞춰가는 가운데,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설까지 시장에서 끊임없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지상과 해양 방산을 장악한 한화가 항공·우주에 이어 탄약 인프라까지 정조준하면서, 국내 방산 생태계가 바야흐로 초대형 ‘빅딜’ 시대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등 한화 측이 보유한 KAI 지분율은 최근 7.22%까지 높아졌다. 앞서 한화 측은 KAI 지분율이 5%를 넘어서자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이후에도 장내 매수를 이어가며 지분율을 6.17%로 높였고, 추가 취득을 통해 7%대 주주로 올라섰다. 연말까지 약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을 더 사들이겠다는 계획도 유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분 확대에 대해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은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통합형 체계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한국 역시 방산·우주항공 분야를 결합한 ‘내셔널 챔피언’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장갑차, 함정, 항공엔진, 우주 발사체를 보유한 한화가 KAI의 전투기·훈련기·헬기·위성 역량까지 연결할 경우 육·해·공·우주를 포괄하는 종합 방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는 논리다.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 검토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풍산 방산부문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협상이 완전히 끝난 사안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매각가, 노조 반발, 사업 분할 방식 등에서 이견이 있었지만 풍산의 승계 이슈와 탄약사업 분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조건이 맞으면 한화와 풍산이 언제든 다시 테이블에 마주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가 풍산 탄약사업부까지 품을 경우 시너지는 작지 않다. K9 자주포와 천무 등 무기체계에 155㎜ 포탄 등 탄약을 묶어 수출하는 ‘패키지 영업’이 가능해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과 중동에서 탄약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무기체계와 탄약을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은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물론 우려도 있다. 특정 대기업이 국내 방산 생태계를 과도하게 장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AI는 항공우주 핵심 기업이고, 풍산은 국내 탄약 분야의 대표 기업이다. 한화가 지상·해양·항공·우주·탄약까지 영향력을 넓히면 협력업체와 경쟁사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방산은 일반 소비재 시장과 달리 방위사업청이라는 단일 수요자가 가격, 원가, 기술 요건을 강하게 통제하는 시장이다. 단순 시장점유율만으로 독점 폐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는 록히드마틴, RTX, BAE시스템즈, 라인메탈 등 초대형 방산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국내 기업도 체급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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