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1조→약 1200억원⋯매각 성사 위해 가격 낮춰
NS홈쇼핑, 온·오프라인 채널 확장⋯점포망 통해 퀵커머스 활용 가능
업계 1위 GS더프레시 주도 ‘SSM 시장’ 재편 주목
김홍국 하림 회장, 생산·가공·판매·배송 밸류체인 전략 탄력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익스프레스)를 NS홈쇼핑에 매각하면서 국내 SSM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TV홈쇼핑 중심 사업을 영위해 온 NS홈쇼핑이 전국 단위 오프라인 점포망을 확보하게 되면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사업자로 변신에 나섰기 때문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7일 NS홈쇼핑과 익스프레스 영업권 양수를 위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약 1200억원 규모로, 이달 말 지급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홈플러스 입장에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 성격이 짙다.
홈플러스는 애초 매각가를 1조원 안팎으로 기대했지만 계속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이후 경영 악화가 심화하면서 매각가를 3000억원 수준까지 낮췄고 결국 1200억원 규모에 거래가 성사됐다.
업계는 이번 거래를 단순한 자산 매각 이상 의미로 본다. NS홈쇼핑이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면서 기존 SSM 시장 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SSM 시장은 ‘GS더프레시’가 589개 점포로 1위다. 롯데슈퍼는 331개,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40개 매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익스프레스는 작년 말 기준 약 290개 점포를 유지하고 있어, NS홈쇼핑은 이번 인수로 단숨에 업계 상위권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익스프레스 점포 상당수가 수도권·광역시 등 핵심 상권에 있는 것이 강점이다. 전체 점포의 90% 이상이 인구 밀집 지역에 있고 대다수인 223개 점포는 ‘퀵커머스’ 물류 기능도 갖췄다. 기존 ‘매직나우’ 서비스를 통해 신선식품을 1시간 내외 배송 가능하다.
NS홈쇼핑은 이번 인수를 통해 TV홈쇼핑·T커머스·온라인몰 중심의 사업 구조를 ‘오프라인’까지 확장하게 됐다. 홈쇼핑업계가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와 시청자 감소 등으로 성장 정체인 가운데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NS홈쇼핑 측은 식품 전문성과 유통 역량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홈쇼핑 고객층과 오프라인 점포를 연계한 옴니채널 구축은 물론 전국 점포망을 활용해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협력사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NS홈쇼핑은 농축수산물 및 식품 분야 중소 협력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익스프레스 점포를 활용하면 이들 협력사에 새로운 오프라인 판로를 제공하게 된다. 반대로 익스프레스 기존 협력사들은 NS홈쇼핑의 TV·온라인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인수는 하림그룹의 중장기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사료·축산 중심 사업 구조를 넘어 식품 제조·유통을 아우르는 ‘종합 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다. 하림은 이미 NS홈쇼핑을 통해 판매 채널을 확보 중이며 신선식품 직배송 플랫폼 ‘오드그로서’ 운영 등 유통망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여기에 익스프레스 점포망까지 확보하면서 생산과 가공·판매·배송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익스프레스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과정에서 납품 대금 미지급 문제와 일부 채무 부담, 고용 승계 문제 등을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낮은 인수 가격에도 정상화를 위한 추가 비용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하림그룹이 추진해 온 식품중심 유통 전략의 중대 터닝포인트”이라며 “전국 점포망과 퀵커머스 인프라를 확보한 NS홈쇼핑의 향후 SSM 시장 진입 성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