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세기의 돈 잔치’ 된 스페이스X 상장

입력 2026-06-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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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에 때아닌 로켓 전쟁이 치열하다. 맨해튼 골드만삭스 본사 로비에 대형 홀로그램 로켓 모형이 들어섰고, 미드타운 360m 높이 초고층 뱅크오브아메리카 본사 첨탑은 조명을 밝혀 마치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모두가 스페이스X를 상징하는 로켓들이다.

JP모건체이스 본사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석,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설명회는 26개 주 90여 개 지점과 사무소로 생중계됐다. 이른바 ‘로켓 파티’가 맨해튼 심장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기업가치 2500조원 넘어 투자자 ‘열광’

거대은행들이 앞다퉈 로켓 홍보에 나선 이유는 바로 스페이스X 때문. 12일로 예정된 사상 최대 규모의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와 더불어 5억달러 규모의 수수료 시장이 열린 것이다. 주관사와 인수기업은 무려 23개사. 월스트리트 금융기관이 총망라돼 있다. 블랙록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부터 레딧의 개인투자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주당 135달러로 계산하면 공모를 통해 조달되는 액수는 744억달러(약 112조원). 지난 2년간 미국에서 진행된 전체액수보다 많다. 예상되는 기업가치는 무려 1조7700억달러(약 2655조원)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 아람코가 지난 2019년 인정받은 상장 기업가치 1조70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가히 세기의 돈 잔치가 될 이번 공모는 지금까지의 기업공개와 전혀 다르다. 우선, 공모가의 범위를 두지 않고 135달러 단일가로 정했다. 또, 스페이스X가 향후 어느 정도 성장하고,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로드맵이 없다. 게다가 분기별 실적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사업성격상 단기 실적으로 평가할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군다나 투자자들은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위성 인터넷망을 통해 전세계 통신을 장악할 것이라는 원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 화성인 같은 일론 머스크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확신이 없다. 손에 잡히지 않는 사업에 대한 투자, 그 결정이 대박을 터뜨릴지, 아니면 순식간에 판돈을 날리는 도박으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반면에 스페이스X의 전략은 분명하다. 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로드맵을 보여주며 설득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에 ‘받아들이거나, 말거나’ 둘 중에 하나를 택하도록 요구한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예스, 아니면 노’ 둘 중 하나를 고를 뿐, 설득이나 협상은 없다는 얘기다. 배짱 장사도 이 정도면 봉이 김선달이 울고 갈 수준이다.

버블론 등 회의적 시각에 신중론도 확산

일반투자자들은 전체 공모액의 30% 정도. 증권사들이 청약조건을 낮춰 잡고 있어 일반공모는 어렵지 않게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의 인식은 ‘대박 날지 모르니 몇천달러어치만 한번 사볼까’라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간 다소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수백 가지의 투자 계획과 신제품 개발 약속을 대체로 이행해왔다는 머스크에 대한 신뢰 때문에도 일반공모는 무난하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지상 최대 규모의 돈 잔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화성과 우주 사업내용에 대한 기업가치를 판단,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죽기 전에 실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업이 많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버블론도 무시할 수 없다. 모든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뛰어들어 만들어진 이 거품이 한순간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기회는 또 온다. 당분간 주가 추이를 지켜본 다음 뛰어드는 게 오히려 신중한 결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Wanseob.k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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