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달러 신차 대신 정비소로
완성차 업계, AS·중고차 사업 주목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미국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평균 연식은 약 13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약 10% 늘어난 수치다.
매사추세츠주에 거주하는 한 회계사는 WSJ 인터뷰에서 “주행거리 28만 마일(약 45만㎞)이 넘는 2001년형 혼다 어코드와 2010년형 어코드 두 대를 번갈아 타고 있다”면서 “연비가 조금 좋아진다고 해서 매달 800달러 이상을 내며 새 차를 살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차량의 고령화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더욱 빨라졌다. 당시 공장 가동 중단과 공급망 혼란으로 차량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최근에는 높은 금리와 경기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꺼리고 있다.
실제 미국 신차 평균 판매가격은 현재 약 5만달러(약 7800만원) 수준으로 2020년 초보다 약 1만달러 상승했다. 여기에 자동차 대출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차량 교체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차량 내구성이 크게 향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엔진과 변속기 기술, 차체 소재, 안전장비 등이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훨씬 오랜 기간 차량을 운행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변화는 자동차 업계의 사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판매 확대에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부품 판매와 AS, 인증 중고차 사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포드는 최근 고객이 있는 곳으로 정비 차량이 직접 찾아가는 이동식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고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딜러 정비센터와 공유하는 시스템도 강화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자동차 등도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며 중고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자동차 딜러들도 변신 중이다. 미국 최대 딜러 그룹 가운데 하나인 펜스키오토모티브는 정비 공간을 늘리고 무료 카푸치노, 와이파이 업무 공간, 신속 정비 서비스 등을 도입하는 등 고객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정비 사업이 차량 판매보다 훨씬 높은 수익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재 미국 자동차 딜러의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약 절반이 정비와 AS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스카일러 채드윅 콕스오토모티브 컨설턴트는 “미국 자동차 시장은 이제 신차 판매보다 기존 차량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정비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