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6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상 우려가 되살아난 데다 미국 반도체주 급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새벽 야간 거래에서 장중 1561.5원까지 오른 뒤 15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간 거래 종가인 1539.1원보다 19.9원 급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장중 1597.0원을 기록한 이후 17년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환율 급등의 1차 배경은 달러 강세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5일 현지시간 지난 5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보다 17만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8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개월 만에 100선을 넘어섰다. 미 국채금리도 뛰었다.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신흥국 통화 전반에 약세 압력이 커졌고, 원화도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증시 불안도 환율 상승을 키웠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했다. 미국 반도체주 급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 우려가 커지면서 원화 매도 압력도 확대됐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부담이 커진다. 수입 결제용 달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최근 원화 약세 속도도 가파르다. 5일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는 1539.1원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6일 1455.1원보다 84원 올랐다.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