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2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날 투자설명회(로드쇼)를 시작한 뒤 11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상장 이후에는 투자자들이 거래 화면에서 ‘SPCX’라는 종목 코드로 스페이스X 주식을 사고팔 수 있을 전망이다. 기업가치는 1조7500억~2조달러, 신규 조달 목표액은 최대 750억달러로 거론된다. 원화 기준 약 112조~113조원 규모로, 2019년 사우디 아람코 조달액 260억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역대 최대 IPO(기업공개)다.
상장 방식도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인다. 스페이스X는 상장 전 5대1 주식분할을 통해 주당 가격을 낮추고, 공모 물량의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 국내 증시에서는 우주항공 공급망주가 먼저 수혜 후보로 거론된다. 스피어와 에이치브이엠 등 특수합금·초합금 관련 기업이 대표적이다. 스페이스X가 팔콘9 재사용 기술로 발사 비용을 낮추고 스타십으로 세대 전환을 추진하면서 소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발사비가 낮아지면 위성통신, 군사 우주, 국가 우주 인프라 투자의 경제성이 개선돼 국내 후방 공급망까지 수혜 기대가 번질 수 있다.

스페이스X의 높은 기업가치는 스타링크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지난해 전사 매출은 186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3.2% 증가했다.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발사 21%, 통신 61%, AI 17%다. 이 중 스타링크가 포함된 통신 부문은 매출 113억9000만달러, 영업이익 44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스타링크 구독자는 1030만명으로 전년 대비 106.0% 늘었고, 서비스 국가는 164개국까지 확대됐다.
다만 수익 구조가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순손실 49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스타링크도 신흥국 중심 가입자 증가로 올해 1분기 월평균 가입자당 매출이 66달러로 전년 대비 30.3% 낮아졌다. 고마진 기업 간 거래(B2B)와 모바일 직접통신 시장 확대가 수익성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 상장 효과는 국내 금융주와 ETF로 번지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2022~2023년 스페이스X에 약 2억78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 몸값이 2조달러 안팎으로 인정될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은 평가이익 기대가 부각될 수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직접 공모주 접근이 쉽지 않지만, 대신 TIGER 미국우주테크, KODEX 미국우주항공,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등 미국 우주항공 ETF가 우회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스페이스X 상장은 국내 증시에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DB증권은 스페이스X의 예상 주가매출비율(PSR)이 평균 96.0배로 나스닥100 주요 기업보다 수 배 높다고 분석했다. PSR은 주가가 매출의 몇 배 수준에서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됐다는 뜻이다. 상장 이후 고평가 논란이 커지면 성장주 전반이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 AI 전력설비주, 고성장 테마주가 차익실현 영향권에 들어올 수 있다.
지배구조와 사업 검증 리스크도 부담이다.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의결권 85.1%를 쥐는 구조인 데다, 스타십·스타링크·AI 사업이 동시에 성과를 내야 높은 몸값을 정당화할 수 있다.
강현우 DB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상장은 미국을 넘어 한국 주식시장에도 파급력이 존재한다”며 “금리 환경이 혼란스럽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주와 가치주 중 어느 한 곳에 편중하기보다 두 가지를 배합하는 전략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