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 대비 0.05% 내린 74.22로 마감했다.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70선을 웃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30일간의 변동성 전망을 나타내는 지수다. 주식시장의 급락이나 불안 징후가 나타날 때 치솟는 특성이 있어 시장에서는 ‘공포지수’로 불린다. 통상 강세장에서는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VKOSPI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코스피가 5월 한 달간 22% 급등하며 7000선과 8000선을 연달아 돌파하는 동안 VKOSPI 역시 32% 올랐다. 5월 월평균 VKOSPI는 68.78로 올해 들어 가장 높다. 이는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이 컸던 3월 평균(62.51)보다도 높은 수치다.
앞서 VKOSPI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직후인 3월 4일 80.37까지 급등했다가 휴전 기대감에 4월 40선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5월 들어 코스피 상승과 함께 다시 70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삼전닉스 쏠림’을 지목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면서, 두 종목의 움직임이 곧 코스피 200 전체의 변동성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유사한 현상은 대만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만 자취안지수(TAIEX)에서 파운드리 기업 TSMC 한 종목의 비중은 42%에 달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주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TSMC의 주가 흔들림이 자취안 지수 전체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새로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ETF가 상장된 지난달 27일 이후 4거래일 연속 70선을 웃돌며 고공행진 중이다. 이 기간 평균 VKOSPI는 72.72로, 올해 1~5월 평균(53.22)보다 19.50포인트 높다. 상승률은 약 36.7%에 달한다.
SK증권에 따르면 ETF 시장 규모와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유동성 공급자(LP)의 자동 매매가 대형주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운용자산 및 거래대금 비중이 미국 대비 4배 이상에 달하는 데다, 매일 종가 부근 강제 리밸런싱이 변동성을 구조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강세장이든 약세장이든 고변동성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언제든 큰 폭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하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9750으로 상향했다. 그러면서 “시장 조정 국면을 반도체 업종 중심의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